세계미술품 경매, 아시아發 봄바람 부나…

소더비 홍콩 경매 낙찰액 450억…中작가 작품값 강세
세계 경매시장에 아시아발(發) 훈풍이 불고 있다. 중국 화가 작품이 예상가보다 세 배나 높은 값에 경매되는 등 아시아 작가들의 작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더욱이 이들의 작품이 저평가된 상태여서 향후 시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지난 5일 소더비 홍콩 경매에서 아시아 예술가들의 선전에 힘입어 하루 판매 실적이 450억원에 달했다고 7일 보도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뛰어넘는 것이라고 IHT는 전했다. 중국 화가 리우예의 '눈부신 길(Bright Road)'은 예상가의 세 배를 훌쩍 넘는 27억원에 낙찰됐다. 리만퐁의 '발리 라이프'는36억원에 팔렸다. 하루앞서 서울옥션은 홍콩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실시한 경매결과 출품작 76작 가운데 57점이 팔려 낙찰률 75%를 기록했다. 이날 경매에서는 김환기의 추상화'10-V-68'(2억3100만원)을 비롯해 아요이 구사마의 '무한망에 의해 삭제된 비너스상'(5억2196만원)등 아시아 지역 작가 작품이 비교적 고가에 팔려 나갔다.

세계 경매시장은 미국발 금융위기에 직격탄을 맞았다가 지난해부터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홍콩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 규모는 봄에 비해 90%가량 증가했다. 특히 20세기 중국미술과 현대 동아시아 그림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으며 '큰손'이라 불리는 투자자들도 증가 추세다. 소더비의 아시아 현대미술 담당인 에블린 린은 "최근 판매 실적 호조는 중국의 블루칩 작가들의 컴백을 의미한다"며 "아시아 지역 바이어들도 점점 안목이 높아져 작품가격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서구와 비교할 때 아시아 화가들이 저평가돼 있으며 작품가격도 낮은 편이기 때문에 향후 아시아 현대미술 시장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