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행] 월드컵과 대자연 남아공이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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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팀 경기 열리는 유럽풍의 수도 케이프타운오는 6월 전 세계인의 눈은 한 곳으로 쏠리게 돼 있다.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잔치인 '월드컵 축구'경기가 6월11일부터 한 달간 남아공에서 열리는 것.한국팀 경기가 벌어질 6월12일(그리스전 · 포트엘리자베스)과 17일(아르헨티나전 · 요하네스버그,이하 한국시간 오후 8시30분) 그리고 23일(나이지리아전 · 더반,오전 3시30분)에는 전국이 응원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를 것 같다. 아예 남아공으로 날아가 직접 경기를 보며 응원을 하는 것은 어떨까. 한국팀 경기가 열리는 포트엘리자베스(케이프타운)와 요하네스버그는 남아공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관광명소들이 몰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경제중심 요하네스버그 관광명소 몰려있어
◆그림 같은 항구도시, 케이프타운남아공의 입법수도인 케이프타운은 한국팀이 그리스와 조별 리그 1차전을 치르는 포트엘리자베스에서 서쪽으로 770㎞ 떨어져 있다. 아프리카답지 않은 아프리카 도시로, 유럽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독특한 모양의 '테이블 마운틴(사진)'이 필수 코스.해발 1087m의 테이블 마운틴은 산 정상이 편평한 식탁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7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케이블카를 타고 테이블 마운틴 정상에 오르면 케이프타운 도시 전경이 한눈에 잡힌다. 아주 맑은 날이면 희망봉까지 보인다. 특히 끝없이 펼쳐진 대서양으로 떨어지는 석양이 아름답다. 테이블 마운틴 산자락에는 아름다운 마을이 형성돼 있다. 해수욕장이 있는 해안은 늘 활기가 넘친다. 펭귄과 함께 수영과 일광욕을 즐길 수 있는 볼더스 비치,V&A 워터프런트 등도 인기가 높다.
도시 곳곳에서 영국,네덜란드,말레이 문화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남아공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인 굿호프성은 웨스턴케이프 육군 본부로 사용되고 있다. 18세기에 형성된 말레이 거주 지역인 '보어-캅'도 이국적이다. 케이프타운 시내에서 남쪽으로 50㎞쯤 내려가면 케이프 포인트,즉 희망봉을 만난다. 희망봉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포르투갈의 항해가인 바르톨로뮤 디아즈다. 그는 1488년 유럽으로 돌아가던 중 인도양과 대서양 바닷물이 부딪치는 케이프 포인트의 거친 파도를 겪은 뒤 '폭풍의 곶'으로 명명했는데 훗날 국왕 후안2세가 '희망의 곶',즉 희망봉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케이프 반도 끝 희망봉에는 1857년 만든 등대가 서있다.
희망봉은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희망봉에서 160㎞ 떨어져 있는 '케이프 아굴라스'가 아프리카 대륙의 남쪽 끝이라고 한다.
◆황금의 땅, 요하네스버그요하네스버그는 남아공 최대 도시다. 남아공의 경제 중심으로,현대 도시의 세련미와 아프리카 전통미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은구니어로 '황금의 땅'이란 뜻의 '이골리'라고도 불린다. 이름대로 작은 금광마을에서 도시의 역사가 시작됐다.
'아파르트헤이트 박물관'과 '아프리카 박물관'에서 남아공의 역사 ·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박물관 인근에는 아트 갤러리와 유명 레스토랑,재즈바 등이 있어 여행길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1970년대까지 작업하던 금광을 테마파크로 개조한 '골드리프시티'도 인기.작은 금광마을이었던 시절의 모습대로 꾸며놓았다. 1905년 세계 최대인 3106캐럿의 다이아몬드가 발견된 컬리넌 프리미어 다이아몬드 광산에도 들러야 한다.
소웨토는 정치 · 역사적으로 남아공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 곳이다. 흑백 인종차별정책(아파르테이트)으로 생긴 흑인거주구역이다. 넬슨 만델라와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 등 노벨 평화상 수상자를 2명이나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아파르트헤이트의 민족 고유어 말살정책에 대항하다 14살의 나이에 희생된 '헥터 피터슨 기념관',1955년 권리장전을 선포한 '자유의 광장'등을 둘러볼 만하다. 남아공 월드컵 개막전과 결승전이 열리는 메인스타디움 사커시티도 소웨토 지역에 있다. 6월17일에는 한국 대 아르헨티나 전이 예정돼 있다. 요하네스버그 시내에서 북쪽으로 60㎞ 떨어진 곳에 '레세디 민속촌'이 있다. 남아프리카 대표 종족인 줄루족,호사족,페디족,소토족,은데벨레족 등 다섯 종족의 전통 주거생활을 체험할 수 있다. 전통 노래와 춤도 구경할수 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