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에겐 그린피 반값"…4년째 '매출왕' 이유있네

● 스카이72GC 고객감동 전략…작년 매출 736억…他골프장 1.5배
계절 별로 서비스 음식 바꾸고 여름엔 반바지 라운드도 허용
인천 영종도에 있는 스카이72GC(퍼블릭 79홀)가 지난해 73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국 골프장 중 4년 연속 매출 1위를 차지했다. 비슷한 규모인 군산CC(회원제18홀 · 퍼블릭 63홀) 매출액(340억원)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고,18홀 매출로 환산해도 보통 골프장의 1.5배에 가까운 168억원에 달한다.

스카이72가 '매출왕'이 된 비결은 무엇일까. 표면적 이유는 규모가 큰 데다 그린피가 비싸고 야간 라운드를 실시한다는 점이다. 스카이72는 클래식(18홀) 레이크(18홀) 오션(18홀) 하늘(18홀) 드림듄스(7홀) 코스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클래식과 레이크코스는 지난 10일 오후 5시 이후 티오프하는 야간 라운드에 돌입했다. 18홀 골프장의 하루 평균 내장팀은 70팀이지만,스카이72는 두 코스에서 야간 라운드로 30팀 정도를 더 받는다. 더 중요한 건 스카이72만의 차별화된 마케팅과 고객서비스다. 2005년 11월 개장한 스카이72는 이듬해 여름부터 반바지 라운드를 도입했다. '싸구려 골프장'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도 있지만 골퍼들의 편의와 실용성을 중시한 결정이었다. 또 날씨가 나쁠 땐 플레이한 홀까지만 계산하는 '홀별 정산제'를 실시했다. 김영재 스카이72GC 대표는 "골퍼들이 가장 편하게 라운드할 수 있는 여건을 늘 마련해두고 있다"고 말했다.

계절별 서비스 매뉴얼도 눈길을 끈다. 더울 때는 오이 아이스크림 냉오미자차 등을 코스에 비치해둔다. 겨울에는 핫팩 바람막이 붕어빵 어묵국물 생강차 등을 무료로 나눠준다. 비가 올 때를 대비해 일회용 우의를 제작했고 바람막이 겸 우의도 비치해 두고 있다. 올해 초 눈이 많이 왔을 때 800여명의 직원(캐디 포함)이 함께 나서 라운드 코스를 만든 것에서도 '고객 배려정신'을 읽을 수 있다.

그린피 차별화 정책도 한몫했다. 수요가 많은 주말은 상대적으로 비싼 반면 주중은 그린피를 다양하게 책정하는 '탄력요금제'가 대표적이다. 예컨대 월요일 그린피가 15만9000원인 클래식코스의 아침시간대 그린피는 2만원 낮은 13만9000원이다. 홈페이지에는 예약 취소 등으로 빈 티오프시간을 수시로 올린다. 또 CRM(고객관계관리) 전문가가 고객을 유형별로 데이터베이스화한 뒤 기상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가 와서 다수의 예약자가 전날 라운드를 취소할 경우 당일 새벽에 비가 와도 골프를 즐기는 고객을 파악해 실시간으로 '원하면 바로 라운드할 수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자주 찾는 회원에게는 더 많은 혜택을 준다. 온라인 회원에게 이용 요금의 일부(주중 2%,주말 1%)를 적립해주는 '티카드'를 발급한다. 프로숍 카트비 식음료 등을 이용할 때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단골 고객인 'MVP회원'을 상 · 하반기로 선정해 주말예약권,주중 그린피 50% 할인권 부여 등의 혜택도 준다. 인천공항고속도로가 막히지 않기 때문에 웬만한 지역에서 1시간 안에 도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퍼블릭인데 그린피가 너무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골프장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로부터 골프장을 20년 임대했기 때문에 임대료(연간 100억원)를 내야 하고 금융비용(180억원) 등 추가로 드는 돈도 적지 않다"며 "주말 황금시간대를 제외하고는 그린피를 탄력적으로 운용하기 때문에 시간 활용만 잘하면 저렴하게 라운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