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 붙은 IT주 '실적 랠리'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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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LGD 등 호실적 예상'애플 효과'가 '골드만 쇼크'를 눌렀다. 코스피지수는 21일 30포인트 가까이 급등해 골드만삭스 충격에 따른 낙폭을 모두 만회한 뒤 연중 최고치까지 갈아치웠다. 미국 애플의 1분기(1~3월 · 2010회계연도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이번 주 실적 발표를 앞둔 국내 정보기술(IT)주의 강세를 이끌어냈다. LG화학 기아차 등 실적이 호조인 대형 블루칩들도 덩달아 오르며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외국인 사흘만에 순매수
LG화학 등 블루칩 동반강세
주요국 증시가 기업 실적 호조를 배경으로 상승 흐름을 재개함에 따라 국내 증시도 IT주 주도로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 기관 쌍끌이 매수
이날 코스피지수는 12.34포인트 상승한 1730.37로 출발했다. 뉴욕증시가 골드만삭스 충격을 딛고 이틀 연속 올랐다는 소식에 외국인이 사흘 만에 순매수로 전환해 2829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도 모처럼 875억원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개인은 주가 상승을 틈타 3943억원 순매도해 대조를 이뤘다. 결국 코스피지수는 29.55포인트(1.72%) 상승한 1748.58로 거래를 마쳐 지난 15일 기록한 전 고점(1743.91)을 넘어섰다.
한동안 주춤했던 IT주에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주가가 다시 랠리를 펼쳤다. 삼성전자가 85만2000원으로 2만4000원(2.9%) 올랐고 하이닉스는 5.7% 급등한 2만8550원으로 거래를 마쳐 연중 최고가(5일 2만9100원)에 바짝 다가섰다. 삼성전기(4.4%)와 LG디스플레이(3.9%) LG전자(1.2%) 등도 줄줄이 치솟았다. 이에 따라 전기전자업종 지수는 8411.18로 3.09%나 뛰었다. ◆IT주 다시 불 붙어
인텔에 이은 애플의 '깜짝 실적'이 IT주 주가에 다시 불을 붙였다. 장 개시 전 애플은 1분기 주당순이익(EPS)이 전년 동기 대비 90% 늘어난 3.33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2.46달러)를 35.3%나 상회하는 수치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치를 10~20% 웃돌 것이란 전망은 있었지만 실제 공개된 실적은 이마저도 넘어섰다"며 "애플이 IT 업황이 얼마나 좋은지 다시 확인시켜 줬다"고 말했다.
미국 IT 기업의 실적 호조로 인해 22일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를 시작으로 본격화할 국내 IT주의 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도 한껏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하이닉스가 1분기 매출 2조7972억원,영업이익 7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영업이익이 6282억원에 달하며 흑자 전환할 것이란 관측이다. 김성인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IT주 실적과 주가 모멘텀이 정점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잇달아 발표되는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이런 우려를 잠재울 것"으로 내다봤다.
◆블루칩 강세…추가 상승 기대주초 골드만삭스 악재로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살아나자 실적이 호전된 대형주들도 오랜만에 동반 강세를 보였다. LG화학은 전날 발표한 1분기 실적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며 5.51% 오른 25만8500원으로 마감,8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와 타이를 이뤘다. 1분기 컨센서스 예상치보다 1000억원이나 많은 653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2분기엔 이보다 더 좋을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22,23일 연이어 기업설명회(IR)를 여는 현대차와 기아차도 맥쿼리 씨티 등 외국계 창구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이틀째 강세를 보였다. 현대중공업도 이달 말로 예정했던 실적 발표를 앞당길 것이란 소식에 2.61% 상승 마감했다. 증권계에선 현대중공업의 1분기 매출이 5조1261억원,영업이익은 7500억원으로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골드만삭스와 관련된 위험 요인들이 초기 우려보다 덜하고 종목별로 매수세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아직은 금융규제나 유럽 국가들의 신용 이슈 등이 완전히 해소된 상황이 아니어서 공격적으로 매수에 나서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강지연/김유미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