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조되는 금융불안, 외환관리 유념해야 할 때

남유럽발 금융불안이 점차 확산되는 양상이다. 뉴욕증시 다우지수가 이틀 새 300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것을 비롯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증시가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피지수 또한 어제 하루만에 34포인트 급락(急落)하면서 1700선이 힘없이 무너졌고 원 · 달러 환율은 25원이나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다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이 무산될지 모른다는 우려와 함께 스페인 포르투갈 등도 국가부도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늘고 있는 까닭이다. 이와 관련해 주목을 모으는 것은 7일로 예정된 독일 의회의 그리스 지원안에 대한 투표 결과다. 만일 독일 의회가 승인을 거부한다면 EU와 IMF의 지원안 자체가 무산되면서 불안감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독일의회가 지원안을 승인하는 경우에도 금융불안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가신다고는 장담하기 힘들다. 그리스 사태가 일시 진정되는 효과는 있겠지만 남유럽 국가들의 취약한 경제구조가 근본적으로 치유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스페인 등 해당국들은 국가부도 위기가 닥칠지 모른다는 관측에 대해 펄쩍 뛰며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채무상환 능력에 대해 시장이 신뢰감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불안은 언제라도 재연될 수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런 사태가 닥칠 경우에 철저히 대비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휘청거리면 국제 부동자금의 위험 자산 회피 현상이 심화되면서 이머징 시장에의 투자가 축소될 수 있다는 점에 유념(留念)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밀물처럼 들어왔던 외국인 자금이 무더기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최우선적으로 신경을 써야 할 것은 외화 유출입으로 인해 환율이 급등락하며 우리 경제에 충격을 미치는 일이 없도록 외환시장을 적절히 관리해 나가는 일이다. 단기외채 비중을 최대한 줄이고 외환보유액을 충분한 수준으로 유지해 대외지급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국가부채와 재정적자 또한 지나치게 부풀지 않도록 해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