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 눌렀더니 119가? …대만 ‘디자이어’ 소비자 불만 증폭

대만의 스마트폰 제조사 HTC가 SK텔레콤을 통해 국내에 내놓은 안드로이드폰 ‘디자이어’가 출시되자마다 잇따른 오작동으로 소비자 불만을 사고 있다.

12일 포털사이트의 스마트폰 카페 등에서는 디자이어를 구입한 뒤 터치패널의 오작동이 계속된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따르면 터치 키패드에서 고객센터에 연결하기 위해 114를 누를 경우 응급전화인 119로 연결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

실제로 한 네티즌은 “119로 계속 연락이 가면서 비상사태로 인식한 소방본부에서 구급차를 보내는 사태까지 벌어졌다”며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다른 네티즌도 “분명히 114를 눌렀는데119로 연결이 됐다”며 “심각한 오류”라고 말했다.HTC 측은 이에 대해 “A/S센터에 해당 오작동에 대한 신고가 들어오지 않았고, 현재 소비자들에게 확인 절차를 거치고 있다”고 해명했다.

디자이어는 앞서 PC와 동기화를 위한 프로그램인 HTC 싱크(SYNC)가 윈도7 운영체제(OS)에서는 작동되지 않는 소프트웨어 오작동이 발견된 바 있다.

소비자들은 “국내 PC 운영체제가 윈도7으로 바뀌는 상황인데 윈도7에서도 테스트 한번 안해본 것 아니냐”며 불만을 터트렸다. HTC는 “소프트웨어의 충돌에 따른 것으로 현재 새로운 싱크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멀티터치 기능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디자이어에 탑재된 터치 센서는 10개의 동시 터치를 지원하는 시냅틱스의 ClearPad3000 칩셋이 아닌 하위 버전인 ClearPad2000 칩셋이 사용돼 듀얼터치(투 포인트)와 핀치, 회전 등만 지원한다. 이에 따라 멀티터치 게임의 경우 사용자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터치가 작동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국내보다 앞서 지난 4월 말 디자이어가 먼저 출시된 호주에서는 GPS(위성항법장치) 오작동 문제가 제기됐다. GPS가 사용자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는 등의 오작동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들이 환불을 받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