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과 함께하는 1기업 1나눔] (38) GSK 해피스마일펀드 "월급 우수리 모아 아이들 책상·의자 바꿔줬어요"

월급에서 만원 미만 잔돈 기부
매달 500만원이상 차곡차곡
저소득층 교육에 情나누기도
"새 책상과 의자가 학교에 들어오던 날 아이들이 그 책상을 만지고 두드리며 좋아해 저 자신도 마냥 행복해졌습니다. "

최근 서울시 성산동의 성산행복한홈스쿨 김동희 선생님이 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 임직원들에게 보낸 감사 편지의 한 구절이다. GSK는 지난해 4월부터 'GSK 해피스마일펀드'라는 사내 기금 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지역아동센터의 '행복한홈스쿨'을 지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김진호 GSK한국법인 대표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전 직원들이 참여하는 이 프로그램의 이름을 짓기 위해 많은 아이디어가 오갔지만,최종적으로 '어린이들의 행복한 웃음'에서 힌트를 얻은 '해피스마일펀드'가 최종 선정됐다. '해피스마일펀드'는 임직원 급여의 우수리(만원 미만)를 떼거나 우수리 금액에 일정 약정액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적립되고 있다. 여기에 GSK는 임직원들의 기부 액수와 매칭해 추가로 기금을 보탠다. 지난해 4월 첫 시행한 이후 펀드는 매달 500만원 이상씩 차곡차곡 쌓이고 있으며 참여 직원들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해피스마일펀드'를 통해 조성된 기금은 빈곤층 자녀들에게 지원된다. 제약기업 특성에 맞게 GSK의 사회공헌활동은 크게 두 가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질병예방 및 퇴치를 위한 봉사활동과 소외 이웃들에게 희망을 전달하는 것.GSK가 그동안 강동석 희망콘서트 등 음악을 통한 질병퇴치활동을 펼쳐온 것도 이런 취지에서다.

GSK는 올 들어 미래의 희망이지만 불우한 환경에 놓인 저소득층 아이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명혜경 GSK 커뮤니케이션즈팀 이사는 "결손가정 · 빈곤층 등에 대한 사회적 지원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는 데 반해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지원은 미미하다"며 "특히 '행복한홈스쿨'과 같은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 학교들이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부모가 없는 고아들이나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꾸준한 반면 부모의 생업이나 일시적 가정형편 때문에 정상적인 가족형태를 이루지 못하는 어린이는 상대적으로 사회적 관심에서 방치되고 있는 실정.GSK가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가 운영하고 있는 지역 아동 센터인 '행복한홈스쿨'중 '람원행복한홈스쿨'과 '성산행복한홈스쿨' 2개소에 대한 후원을 결정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들 2개 학교에 후원을 결정한 이후 책상 기증 등 물품 후원행사 외에 GSK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모종 심기 및 화단 가꾸기,봄소풍,추석선물 나누기,낙농 체험,사랑의 김치 나누기,홈스쿨 크리스마스 장식 등 아이들과의 스킨십을 통해 돈독한 정을 나누고 있다. 모든 활동에는 GSK 임직원들이 직접 찾아가 스킨십을 나누는 것을 원칙으로한다. 현재 GSK 임직원 중에는 아이들과 정기적으로 편지를 주고받는 등 친밀도를 높여가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일부 GSK 직원들은 '1인 1특기 함양'프로그램을 고안,주 1회씩 개인별 특기 수업 시간을 진행함으로써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한편 새로운 희망과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든든한 후원자로 나서고 있다. 또 6학년 졸업반 아이들이 중학교에 진학할 때는 교복을 지원하고,성적 우수 학생에게는 향후 장학금 지원 등도 약속하면서 '해피스마일펀드'는 당초 기획 취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김 대표는 "'아이들과 미래의 희망을 함께한다'는 게 해피스마일펀드의 기획 취지"라며 "앞으로 후원 학교 수를 늘리는 한편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을 계속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올 들어 홈스쿨 지원은 3곳으로 늘어났으며,기존 초등부 학생들은 물론 중등부 학생들로 지원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또 GSK의 기존 봉사프로그램인 '오렌지데이'와 연계,참여 직원수도 늘어나고 있다. 오렌지데이는 GSK의 모든 임직원들이 1년에 한 번 이상 사회봉사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GSK는 지난 13일 '행복한홈스쿨'의 어린이들과 함께 목장체험을 다녀왔다. 47명의 어린이들과 40여명의 GSK 임직원들이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목장을 방문,치즈와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소젖도 함께 짜보면서 유쾌한 나들이를 한 것. 이날 행사에 참가한 조성배 피부과사업부 이사는 "작년 소풍이 너무 즐겁고 보람돼 이번 행사도 제일 먼저 참가 신청을 했다"며 "함께 만든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으면서 아이들과 한바탕 웃고 나니 정말 마음의 키가 한 뼘은 자란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사회공헌활동을 전담하고 있는 곽상희 커뮤니케이션즈팀 차장은 "피자를 들고 행복한홈스쿨을 방문하다 보니 이제는 아이들이 '피자아저씨'라고 부르며 반갑게 맞아준다"며 "방문할 때마다 쑥쑥 크고 있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내가 느끼는 보람만큼 책임감도 커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