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돌아온 박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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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조 프레이저를 꺾고 세계챔피언에 오른 조지 포먼은 파죽의 40연승으로 '철권'이란 별명까지 얻었으나 이듬해 무하마드 알리에게 KO패 당하고 은퇴했다. 10여년이 지난 1994년 재기전을 갖겠다고 발표하자 퇴물이라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하지만 복서로서는 전성기가 한참 지난 46세에 보란듯이 정상에 복귀한 후 한마디 했다. "어떤 경우에도 인생을 포기하지 말라."
에반더 홀리필드는 한술 더 뜬다. 지난달 11일 세계복싱연맹(WBF) 헤비급 경기에서 프랑수아 보타에게 극적인 8회 TKO승을 거뒀다. 만 48세에 따낸 귀한 승리다. 초반엔 상대의 펀치를 맞고 휘청거리기도 했으나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2008년 말 빼앗긴 챔피언 벨트를 찾아왔다.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도 한쪽 고환과 일부 뇌조직까지 떼내는 대수술과 16개월여의 항암치료를 이겨낸 다음 1999년 '투르 드 프랑스'에서 우승했다. 그는 "할 수 있는 일은 달리고 또 달리는 것뿐이었다"는 말로 우승의 기쁨을 대신했다. 모두 불굴의 정신과 끈질긴 노력으로 재기에 성공한 사례다. 미국 여자골프투어 진출 1세대인 박세리가 33세의 나이에도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벨 마이크로 LPGA 클래식에서 우승컵을 안았다. 2007년 7월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른 뒤 2년10개월 만의 우승이자 통산 25승째다.
박세리는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맨발 투혼'으로 온 국민에게 감동을 주며 2003년까지 LPGA 투어 21승을 쓸어담았으나 이후 순탄치 않은 과정을 거쳤다. 2005년에는 상금 랭킹 102위까지 밀리는 부진에 빠져 '세리는 끝났다'는 혹평까지 들었다. 경기에 앞서 퍼팅 연습을 하다 말고 펑펑 울면서 "아버지는 골프만 가르쳐 줬지 쉬는 법은 알려주지 않았다. 너무 힘들다. "는 푸념을 쏟아냈다. "티잉 그라운드에 서면 머리가 하얗게 빈다. 1번부터 18번 홀까지 너무 길다"고도 했다.
그런 혹독한 시련을 이겨내고 수잔 페테르센,브리타니 린시컴 등 잘나가는 젊은 선수들과 연장전을 벌인 끝에 따낸 우승이라 더 값지다. 어떻게 우승했느냐는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은 명쾌했다. "어려운 때도 많았지만 인내심을 갖고 준비했다. 매일,매순간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에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 "혹 일이 뜻대로 안풀려 실의에 빠진 사람들은 되새겨볼 만한 말이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에반더 홀리필드는 한술 더 뜬다. 지난달 11일 세계복싱연맹(WBF) 헤비급 경기에서 프랑수아 보타에게 극적인 8회 TKO승을 거뒀다. 만 48세에 따낸 귀한 승리다. 초반엔 상대의 펀치를 맞고 휘청거리기도 했으나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2008년 말 빼앗긴 챔피언 벨트를 찾아왔다.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도 한쪽 고환과 일부 뇌조직까지 떼내는 대수술과 16개월여의 항암치료를 이겨낸 다음 1999년 '투르 드 프랑스'에서 우승했다. 그는 "할 수 있는 일은 달리고 또 달리는 것뿐이었다"는 말로 우승의 기쁨을 대신했다. 모두 불굴의 정신과 끈질긴 노력으로 재기에 성공한 사례다. 미국 여자골프투어 진출 1세대인 박세리가 33세의 나이에도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벨 마이크로 LPGA 클래식에서 우승컵을 안았다. 2007년 7월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른 뒤 2년10개월 만의 우승이자 통산 25승째다.
박세리는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맨발 투혼'으로 온 국민에게 감동을 주며 2003년까지 LPGA 투어 21승을 쓸어담았으나 이후 순탄치 않은 과정을 거쳤다. 2005년에는 상금 랭킹 102위까지 밀리는 부진에 빠져 '세리는 끝났다'는 혹평까지 들었다. 경기에 앞서 퍼팅 연습을 하다 말고 펑펑 울면서 "아버지는 골프만 가르쳐 줬지 쉬는 법은 알려주지 않았다. 너무 힘들다. "는 푸념을 쏟아냈다. "티잉 그라운드에 서면 머리가 하얗게 빈다. 1번부터 18번 홀까지 너무 길다"고도 했다.
그런 혹독한 시련을 이겨내고 수잔 페테르센,브리타니 린시컴 등 잘나가는 젊은 선수들과 연장전을 벌인 끝에 따낸 우승이라 더 값지다. 어떻게 우승했느냐는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은 명쾌했다. "어려운 때도 많았지만 인내심을 갖고 준비했다. 매일,매순간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에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 "혹 일이 뜻대로 안풀려 실의에 빠진 사람들은 되새겨볼 만한 말이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