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부동산시장] 서울 장기전세주택 하반기에 1만244채 '봇물'

다음달 분양되는
은평3지구 등 4곳
고소득자엔 마지막 청약…
연봉 7000만원 넘으면
8월부터 청약 못해
납입횟수 기준도 없어져
무주택자들의 '로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시프트(shift · 장기전세주택)가 하반기 서울에서 1만244채가 쏟아진다. 당장 이달 말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내달 분양에 들어갈 물량만 2160채에 달한다. 이들물량은 은평3지구 등 4곳에서 공급된다. 시프트는 주변 전세가격의 60~80% 수준의 저렴한 임대보증금으로 최장 20년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전세가격 상승세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데다 아파트 매매가격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만큼 '틈새 주거상품'인 시프트에 입성하려는 열기가 이번에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는 8월부터는 전용면적 60㎡ 초과 물량에 일정 수준 이상의 고소득자 청약을 배제하는 '소득제한'이 적용되고,가점제 방식도 일부 바뀐다. 전문가들은 "새 기준에 따라 청약자격에 변동이 생기는 청약 대기자들이라면 이번 기회를 적극 노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음 달 시프트 2160채 선보여

지난 3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시프트는 지역별로 △은평구 은평3지구 423채 △마포구 상암2지구 455채 △강동구 강일2지구 1272채 △양천구 신월4동 재건축 아파트 10채 등이다. 이 중 934채가 전용면적 60㎡ 이하,804채는 85㎡ 이하로 공급된다. 나머지 422채는 85㎡ 초과로 지어진다. 상암2지구는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와 인접해 있으며 월드컵공원,하늘공원 등이 가까워 쾌적하다. 강일2지구는 북쪽으로는 한강이 맞닿아 쾌적한 친환경 주거단지로 각광받는 전원형 개발지다. 서울 외곽순환도로,올림픽대로,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 등 교통환경이 좋다. 이번에 가장 인기를 끌 만한 지역으로 꼽힌다.

은평뉴타운 3지구는 1,2지구에 비해 지하철역에서 다소 먼 편이다. 구파발역에서 걸어서 10~15분 정도 걸린다. 하지만 북한산 국립공원과 서오릉 자연공원에 접해 있어 쾌적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소득자에겐 '마지막 기회'이번 청약에 유의해야 할 대목은 연봉 7000만원이 넘는 소득자가 시프트에 입성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이다. 서울시는 오는 8월부터 전용면적 59㎡ 이하 시프트뿐 아니라 60㎡ 이상의 주택에 대해서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388만원)의 150%(연 6996만원) 이하만 입주가 가능하도록 관련 제도를 손질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프트 입주자에 소득제한 기준이 없어 서민주택 안정 취지와 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일정 규모의 소득자들은 입주자격을 제한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국토해양부가 마련 중인 보금자리주택의 자산보유 제한기준도 적용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토지와 건물 기준가액이 2억1550만원을 넘는 경우 등에는 입주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새로 변경될 입주자격 기준은 강동구 강일2지구(1999채),송파구 마천지구(730채) 등 8월 공급분부터 적용된다.

청약저축 납입액 및 납입횟수로 입주자를 뽑는 방식도 이번 청약을 끝으로 없어진다. 현재 60㎡ 초과~85㎡ 이하 시프트의 경우 전체 공급물량 중 15%는 예전 방식대로 청약저축 납입액이 많은 사람 순으로 선정했으나,8월부터는 무주택기간과 부양가족수 등의 항목이 추가된 가점제만 적용된다.

청약저축 납입액이 많지만 가점이 낮은 청약자라면 이번 물량을 적극 노려야 한다는 얘기다. 전용 60㎡ 이하는 서울 거주기간 등 9개 항목(26점 만점),전용 60~85㎡ 이하와 85㎡ 초과는 무주택 기간 등 7개 항목(32점 만점)에 따라 가점이 매겨진다.

◆8월 물량도 노려볼 만

시프트는 청약 경쟁률이 보통 10 대 1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번 청약에서도 전용면적 85㎡ 이하 물량의 당첨 가점은 최소 20점이 넘어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지난 3월에 분양한 왕십리 주상복합의 당첨 커트라인도 21점이었다.

새 청약방식에 지장을 받지 않는 청약자라면 이번 청약에서 떨어질 경우 8월 물량을 노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강남구 세곡지구(443채),송파구 마천지구(730채),강일2지구(727채) 등 입지여건이 뛰어난 물량이 대거 등장하기 때문이다. 세곡지구는 사실상 강남 생활권이면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송파IC),분당~내곡 간 도시고속화도로(내곡IC),지하철3호선 수서역 및 8호선 복정역이 가까워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곳이다. 마천지구 역시 위례신도시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지하철 5호선 마천역이 가까워 높은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