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사지석탑 청동합에서 금구슬 등 4800여점 발견

[한경닷컴] 지난해 1월 전북 익산 미륵사지석탑(국보 제11호)에서 금동사리호(金銅舍利壺) 등과 함께 발견된 청동합에서 금구슬 370여점을 비롯한 금제품과 유리구슬,진주,곡옥 등 4800여점의 유물이 쏟아졌다.또 청동합의 두껑에서 백제의 고위 관리가 이 유물을 시주했음을 입증하는 글자가 발견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6일 “발견 당시 외부가 심하게 부식된 청동합 6점을 보존처리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유물을 수습했다”며 “특히 1번 합 두껑 표면에서 ‘上部達率目近(상부달솔목근)’이라고 음각된 명문을 확인,‘상부’에 사는 달솔(백제 16관등 중 제2품) ‘목근’이라는 사람이 이를 시주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상부는 당시 백제 수도였던 사비(부여)를 5개로 나눈 구역 중 북부를 뜻한다. 청동합 6점은 직경 5.9∼8.3cm,높이 3.2∼4.6cm 크기로 다른 합과 달리 6번 합에는 초화(草花)무늬와 당초(唐草)무늬가 새겨져 있다.

1번 합에서는 금제구슬 370여 점을 비롯해 금제고리,금제소형판 등 금제품과 유리구슬,진주,곡옥 등이 무더기로 발견됐고,가장 큰 4번 합에서는 채색된 금장식 모자를 씌운 곡옥(曲玉) 1점을 비롯한 4400여 점의 유물이 쏟아졌다.

이밖에도 직물과 향분(香粉)으로 추정되는 유기 물질 등이 원형합에서 확인됐으며 금제구슬 등은 화사한 빛을 그대로 간직할 정도로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하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들 청동합과 수습 유물에 관한 조사 내용을 27~28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는 ‘백제불교문화의 보고,미륵사 국제학술심포지엄’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