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111세 할머니·수행중인 스님·만삭 임산부 귀중한 한표

인증샷 있으면 공연ㆍ막걸리 공짜
20대 투표 독려 이벤트 눈길
인터넷 단문서비스 트위터 사용자들의 활약상이 돋보였다. 만삭인 임산부는 오전 8시께 투표장에서 남편(@6sungjin)과 함께 '투표 인증 샷'을 찍고 곧장 병원으로 가 셋째 딸을 출산한 뒤 갓난아기 사진까지 올려 눈길을 끌었다. 여러 트위터러(트위터 이용자)들이 이를 퍼가며 투표를 독려했다. 특히 투표율이 저조한 20대들의 투표를 독려하는 트위터러들의 '자체 이벤트'가 봇물을 이뤘다.

공연연출가인 탁현민 교수(@tak0518)는 "20대 투표율이 10% 이상 오르면 투표참여 인증샷만으로 입장 가능한 공연을 만들겠다"고 했다. "투표했던 증거를 갖고 오면 막걸리 한병 드리겠다(@lifestylereport)" "투표한 20대 중 선착순 1000분께 제 판화를 드리겠다(@oksanglim)"등의 이벤트가 쏟아졌다. 최고령 유권자인 경기도 양주시의 김용녀 할머니(111) 는 휠체어를 타고 백석읍 은봉초등학교에서 소중한 한표를 던졌다. 경북 상주시 모서면의 권도곡 할머니(110),전북 군산시 삼학동의 한보정 할아버지(104),충북 충주의 이권영 할아버지(103)와 조순옥 할머니(102)도 한표를 행사했다. 75살이나 된 딸의 부축을 받아 전남 나주 산포초등학교에서 투표한 오북실 할머니(96)는 "꼭 투표하고 싶어 딸과 함께 왔다"며 "100살이 되는 다음 지방선거에도 꼭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섬 사람들은 배를 타고 투표소로 향했다. 경남 통영의 죽도 주민 20여명은 여객선을 빌려 한산면사무소 앞 선착장에 도착해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전남 신안 낙도 주민 30여명도 어선을 타고 압해면 본섬에서 투표를 마쳤다. 전북 정읍시 영원면에서는 마을 이장이 경운기로 주민들을 태워주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첫 투표 기념사진을 찍다가 적발되는 등 크고 작은 '위반행위'도 적지 않았다. 울산 중구에서 20살 유권자는 자신이 처음으로 기표한 투표용지를 휴대폰 카메라로 찍었다가 적발됐다. 선관위는 정확한 경위를 조사해 법적처리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울산시 동구 남목2동 녹수초등학교에서는 99세 할머니와 함께 온 김모씨(40)가 할머니의 투표를 도우려 하다 관리원들이 이를 제지하자 갑자기 할머니의 투표지 4장을 찢어버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민지혜/심은지/이유정/심성미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