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목 수입가 사상최고…㎥당 17만원 육박

국제 시세는 조정 들어갔지만
환율 급등 탓 상승세 안꺾여
뉴질랜드産 3개월째 16만원대
원목의 수입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올랐다. 전 세계 원목 값은 중국의 수요로 1년간 70%나 급등한 뒤 지난 4월 중순부터 조정에 들어갔지만,국내 수입가는 5월부터 크게 오른 원 · 달러 환율의 영향으로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인천의 목재 업계에 따르면 이달 뉴질랜드산 원목(라디에타파인 · 침엽수)의 수입 원가는 ㎥당 16만5212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5월까지 10만~12만원 수준이던 원목 수입 원가가 지난 4월 16만원대로 올라섰다. 뉴질랜드산은 국내 수입 원목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품목이다. 한국합판보드협회 관계자는 "뉴질랜드산 원목이 급등한 가장 큰 원인은 중국의 수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원목을 주로 쓰던 중국은 지난해 4월부터 뉴질랜드로 일부 수입처를 전환했다. 러시아가 25%인 원목수출세를 80%로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지난해 뉴질랜드로부터 2007년보다 236% 증가한 428만4000㎥의 원목을 수입했다.

수출이 폭증하자 지난해 4월 ㎥당 80달러대이던 뉴질랜드산 원목은 8월 1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올 4월 145달러까지 급등했다. 중국에 이어 인도 수요가 가세하고 있으며,원목 수출국인 칠레가 지진으로 수출을 중단한 것도 영향을 줬다.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뉴질랜드산 원목 값이 고급 수종인 캐나다 · 미국산 수준까지 오르자 중국이 캐나다 · 미국산 원목 수입을 늘리면서 전 세계 원목 값이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원목 국제가격은 지난 4월부터 주춤해졌다. 중국이 2월 춘절을 앞두고 수입을 급격히 늘린 게 재고로 남은 데다 최근 중국 내 건설경기가 꺾이면서 뉴질랜드산 원목 국제시세는 4월 말 ㎥당 145달러에서 이달엔 133달러 선으로 내렸다. 그러나 선창산업 강원목재 등 국내 주요 목재회사의 사정은 다르다. 유럽 재정위기 영향으로 지난 5월 초까지 1100원 초반에서 안정됐던 원 · 달러 환율이 이달 들어 1250원대로 급등,수입가격이 16만원대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창산업 등은 원목을 수입 · 가공해 제재목을 만든다. 제재목은 70%가량이 건자재로 쓰이며 30%는 포장용 팔렛을 만드는 데 사용되고 있다. 원목 값이 오르면서 제재목 가격은 지난해 9월부터 3~4차례 올라 38.6% 상승했다. 강원산업 관계자는 "수입 원목 값이 오른 것을 감안하면 더 올려야 할 상황이지만 건설경기 불황으로 인해 제대로 값을 인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목 값에 영향받아 합판,보드류 등 목재 관련 제품도 상승세를 보이면서 가구 마루판 등 최종 소비재 가격까지 들썩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시장에서 수입산 파티클보드(PB)의 가격은 지난 1월 1매(15?C1200?C2440㎜)당 1만원대에서 이달엔 1만2000원 수준으로 올랐다. 동화기업 관계자는 "국내산 PB 가격도 올라 수입산보다 5~10%가량 비싼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