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노부오 IEA 사무총장 "석유소비 방치땐 3차 오일쇼크 온다"

"지금처럼 석유를 소비하면 1,2차 오일쇼크보다 심각한 3차 오일쇼크가 올 것입니다. "

다나카 노부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60 · 사진)은 16일 신라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석유소비를 방치하면 20년 후 전 세계 소비량이 40%나 늘어나 수급균형이 깨지게 된다"며 "정부와 기업이 나서지 않으면 지금까지와 구조적으로 다른 점진적이지만 무시무시한 오일쇼크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나카 사무총장은 녹색성장위원회와 경제 · 인문사회연구회 등이 주최한 '2010 동아시아 기후포럼 및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I) 출범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5일 방한했다.

그는 석유 소비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점을 지적했다. 경제규모 대비 원유시장 비율(oil burden rate)이 과거 1%에서 2008년 2.3%로 상승한 데 이어 앞으로 2차 오일쇼크 때의 수치인 4%까지 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현재 국제유가가 배럴당 76.94달러지만 2030년에는 200달러까지 오르고 최대 석유 소비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와 중국은 오일쇼크 때보다 더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나카 사무총장은 "석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선 풍력,수력,태양열 등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에너지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며 "코펜하겐 기후협약에서 협의한 대로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50% 줄이려면 전력공급 구조를 재편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재생에너지 50%,원자력 25%,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 15%,천연가스 10%'로 구성된 2050년 에너지 로드맵을 제시했다. 다나카 사무총장은 재생에너지 개발이 예상대로 진행되지 못할 경우 원자력 비중이 37%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전 세계 원자력발전의 4분의 1은 중국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나카 사무총장은 "중국은 현재 원자력발전량이 9기가와트 수준"이라며 "2050년 이산화탄소 50% 감축을 위해 중국은 발전량을 300기가와트로,전 세계는 현재 400기가와트에서 1200기가와트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수치를 달성하기 위해선 기술을 발전시켜 안전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방사능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일반 시민의 반발과 거부감을 줄이는 과제도 정부의 몫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