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네가 더블딥을 알아?"…더블딥 논쟁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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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더블딥(double dip, 경기상승 후 재하강)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더블딥은 경기가 침체 후 일시적으로 회복세를 보이다 다시 침체에 빠지는 것을 일컫는다. 이 말은 2001년 미국의 정보기술(IT) 버블붕괴 이후 경기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일자리 창출 부진(jobless recovery)으로 인해 다시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말이다.당시 이러한 논리가 당시 미국증시에 부담이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경제가 실제로 더블딥으로 빠지지는 않았다.
상반기 글로벌 경기는 금융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보였고 증시도 이에 화답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중국 등의 경제지표 둔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고, 남유럽 국가들이 재정긴축 과정에서 성장동력의 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시도 이 같은 우려에 하락하고 있다. 미국 뉴욕 증시를 비롯해 국내 증시는 연일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은 좋다지만 증시 주변에서는 '더블딥'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5일 전문가들은 '더블딥 우려는 지나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역사적으로 실질적인 더블딥은 없었다며 더블딥 가능성은 제로(0)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질적인 더블딥 80년대 뿐이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더블딥, 경험은 해봤나?'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과거 역사적인 사례를 볼 때 더블딥의 경험은 거의 없었다는 얘기다.대공황이 발생한 1930년부터 현재까지 미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살펴보면, 사전적 의미에 부합하는 더블딥 기간은 80년대 초반이 유일하다는 분석이다.
1930~40년대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거나 절대성장률의 진폭이 너무 크기 때문에 성격이 다르다. 1950년대는 지그재그형 성장패턴의 주기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더블딥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조 연구원은 "1980년대 초반이 GDP성장률로 볼 때 더블딥 상황이었음에도 미국 증시가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오히려 장기박스권을 돌파했다"며 "이는 1960년대 후반까지 형성된 버블이 충분히 해소됐고, 2차 오일쇼크 영향으로 금리와 물가는 높은 수준이었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승하는 시기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김재홍 신영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순환적인 경기하강(cyclical downturn)이지 경기후퇴는 아니다'라며 더블딥 논란을 일축했다.최근 주요국의 제조업 경기지수가 둔화되고 있다. 6월 미국 ISM 제조업지수는 56.2를 기록해 시장의 예상치(59.0)을 하회했으며, 중국 PMI도 52.1을 기록해 전월(53.9)에 비해 하락했다. 유럽 리스크라는 난제까지 겹치고 있다. 이러한 제조업 경기둔화는 순환적이고 주기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제조업지수 상승세 둔화의 원인은 빠른 제조업 경기확장에 따른 일부 되돌림 현상이라는 것. ISM제조업 지수 상승세는 2008년 12월(32.5)부터 시작되어 19개월 동안 지속된 데에 따른 반발 둔화세라는 분석이다. 또 기업의 이익개선세가 지속되고 있어 급격한 생산위축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3분기 미국 제조업경기의 회복세가 다소 둔화되고, 중국 경기도 상반기보다는 탄력이 다소 약화될 수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이 순환적인 경기변화여서 금융시장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예상했다.
다.
◆美 부진한 고용지표…'헛점 있다'는 해석도 제기
한편 부진한 고용지표에 대해서도 '더블딥 신호는 아리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2일 6월
비농업부문의 신규고용은 12만5000명 감소한 반면 실업률은 9.5%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치상으로만 본다면 대단히 실망스러운 수준으로 미국경제에 더블딥 우려를 높이기에 충분하다"면서도 "그러나 인구센서스로 고용지표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6월 고용지표에 대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부터 인구센서스를 위해 임시직으로 채용된 인구조사요원들이 인구조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다시 6월에는 실업자로 잡히게 됐다는 해석이다.
인구조사요원들의 해고로 6월 정부부문의 신규고용이 20만8000명 감소했고, 건설경기 부진으로 건설업에서도 2만2000명 고용이 감소했다. 반면 제조업에서는 9000명, 정부부문을 제외한 서비스업에서 9만1000명 증가했다. 6월 민간부문의 신규고용이 8만3000명 증가하는 등 예상치 11만명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5월 3만3000명에 비해서는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어찌됐건 하반기에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가 더블딥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가라앉을 것이라는 전망은 공통적이다.
정용택 KT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 미국 경제는 상승탄력이 약해지면서 조정 양상을 보일 수 있지만 더블딥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민간부문의 자생적인 회복속도나 강도가 시장의 기대보다 약하지만, 점진적인 회복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기 위축에 대해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정부의 태도를 감안할 때 부양조치 연장 등의 대응을 통해 민간부분의 자생력이 견고해질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줄 수도 있다고 그는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더블딥은 경기가 침체 후 일시적으로 회복세를 보이다 다시 침체에 빠지는 것을 일컫는다. 이 말은 2001년 미국의 정보기술(IT) 버블붕괴 이후 경기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일자리 창출 부진(jobless recovery)으로 인해 다시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말이다.당시 이러한 논리가 당시 미국증시에 부담이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경제가 실제로 더블딥으로 빠지지는 않았다.
상반기 글로벌 경기는 금융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보였고 증시도 이에 화답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중국 등의 경제지표 둔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고, 남유럽 국가들이 재정긴축 과정에서 성장동력의 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시도 이 같은 우려에 하락하고 있다. 미국 뉴욕 증시를 비롯해 국내 증시는 연일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은 좋다지만 증시 주변에서는 '더블딥'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5일 전문가들은 '더블딥 우려는 지나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역사적으로 실질적인 더블딥은 없었다며 더블딥 가능성은 제로(0)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질적인 더블딥 80년대 뿐이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더블딥, 경험은 해봤나?'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과거 역사적인 사례를 볼 때 더블딥의 경험은 거의 없었다는 얘기다.대공황이 발생한 1930년부터 현재까지 미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살펴보면, 사전적 의미에 부합하는 더블딥 기간은 80년대 초반이 유일하다는 분석이다.
1930~40년대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거나 절대성장률의 진폭이 너무 크기 때문에 성격이 다르다. 1950년대는 지그재그형 성장패턴의 주기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더블딥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조 연구원은 "1980년대 초반이 GDP성장률로 볼 때 더블딥 상황이었음에도 미국 증시가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오히려 장기박스권을 돌파했다"며 "이는 1960년대 후반까지 형성된 버블이 충분히 해소됐고, 2차 오일쇼크 영향으로 금리와 물가는 높은 수준이었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승하는 시기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김재홍 신영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순환적인 경기하강(cyclical downturn)이지 경기후퇴는 아니다'라며 더블딥 논란을 일축했다.최근 주요국의 제조업 경기지수가 둔화되고 있다. 6월 미국 ISM 제조업지수는 56.2를 기록해 시장의 예상치(59.0)을 하회했으며, 중국 PMI도 52.1을 기록해 전월(53.9)에 비해 하락했다. 유럽 리스크라는 난제까지 겹치고 있다. 이러한 제조업 경기둔화는 순환적이고 주기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제조업지수 상승세 둔화의 원인은 빠른 제조업 경기확장에 따른 일부 되돌림 현상이라는 것. ISM제조업 지수 상승세는 2008년 12월(32.5)부터 시작되어 19개월 동안 지속된 데에 따른 반발 둔화세라는 분석이다. 또 기업의 이익개선세가 지속되고 있어 급격한 생산위축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3분기 미국 제조업경기의 회복세가 다소 둔화되고, 중국 경기도 상반기보다는 탄력이 다소 약화될 수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이 순환적인 경기변화여서 금융시장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예상했다.
다.
◆美 부진한 고용지표…'헛점 있다'는 해석도 제기
한편 부진한 고용지표에 대해서도 '더블딥 신호는 아리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2일 6월
비농업부문의 신규고용은 12만5000명 감소한 반면 실업률은 9.5%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치상으로만 본다면 대단히 실망스러운 수준으로 미국경제에 더블딥 우려를 높이기에 충분하다"면서도 "그러나 인구센서스로 고용지표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6월 고용지표에 대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부터 인구센서스를 위해 임시직으로 채용된 인구조사요원들이 인구조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다시 6월에는 실업자로 잡히게 됐다는 해석이다.
인구조사요원들의 해고로 6월 정부부문의 신규고용이 20만8000명 감소했고, 건설경기 부진으로 건설업에서도 2만2000명 고용이 감소했다. 반면 제조업에서는 9000명, 정부부문을 제외한 서비스업에서 9만1000명 증가했다. 6월 민간부문의 신규고용이 8만3000명 증가하는 등 예상치 11만명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5월 3만3000명에 비해서는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어찌됐건 하반기에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가 더블딥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가라앉을 것이라는 전망은 공통적이다.
정용택 KT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 미국 경제는 상승탄력이 약해지면서 조정 양상을 보일 수 있지만 더블딥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민간부문의 자생적인 회복속도나 강도가 시장의 기대보다 약하지만, 점진적인 회복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기 위축에 대해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정부의 태도를 감안할 때 부양조치 연장 등의 대응을 통해 민간부분의 자생력이 견고해질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줄 수도 있다고 그는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