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 10개중 6개가 '자투리 펀드'

설정액 50억 미만 825개
올 수익률 5.07%…평균 못미쳐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절반 이상이 설정액 50억원 미만인 '자투리 펀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 1395개 중 설정액이 50억원 미만인 자투리 펀드는 총 825개로 59.1%를 차지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 중 자투리 펀드는 전체 1419개의 64.8%인 920개에 달했다. 국내 주식형 자투리 펀드는 한국투신운용(70개),삼성자산운용(67개),하나UBS자산운용(60개)의 순으로 많았다. 해외 주식형은 삼성운용(97개)이 가장 많았고 미래에셋운용(83개),한국투신운용(78개)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자투리 펀드의 상당수는 온라인으로 가입하는 인터넷 클래스 펀드"라며 "아직까지는 온라인 펀드 가입이 활성화되지 않아 설정액이 적은 것일 뿐 수익률이 낮거나 운용을 소홀히 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식형 자투리 펀드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5.07%(15일 기준)로 일반 주식형 펀드(5.68%)에 약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소규모 펀드가 운용 비효율성으로 인해 수익률이 부진할 것이라는 인식과는 다른 결과다. 이 중 설정액 10억원 미만의 초미니 펀드는 같은 기간 6.15%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김태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투리 펀드들은 매니저들이 크게 신경을 안 쓰도록 인덱스 펀드와 비슷하게 담아놨을 가능성이 커 박스권 장세에서 시장 수익률만큼은 올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상승장에선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설정액이 극히 적은 일부 펀드는 조금만 성과를 내도 수익이 크게 나 보이는 착시효과도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설정액이 1원에 불과한 펀드도 있다. 하이자산운용의 '하이지주회사플러스1 C3''하이실적포커스1 C2' 등은 설정액이 1원에 불과하지만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하이운용 관계자는 "원래 수익자가 있다가 한꺼번에 다 빠져나가 지금은 한 명도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라며 "언제든 다시 투자자가 들어올 수 있어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민제/서보미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