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애플효과 vs 펀드환매… IT주 오를까?

애플이 지난 2분기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애플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과거 애플의 실적이 한국 IT(정보기술)주들의 주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애플은 20일(현지시간) 아이패드와 아이폰4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애플의 올 3분기(4~6월) 순이익은 32억5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78% 급증했다. 주당 순이익은 3.51달러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11달러를 웃돌았다. 매출도 61% 증가한 157억달러를 기록해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47억달러를 뛰어넘었다. 21일 전문가들은 애플의 호실적이 국내 IT에 대한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대규모 펀드환매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기에는 다소 힘이 모자랄 것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애플효과를 기대해 볼 만하다"면서도 "인텔만큼의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T주들의 주가흐름이 안 좋은 것은 수요업체들에 재고가 많이 쌓여있다는 우려 때문이고, 이는 IT부품쪽 이슈인데 애플은 인텔과는 달리 세트(완성품)업체라는 것이다.

한승훈 한국투자증권 테크팀장은 "애플은 IT업종에서 특별히 잘 나가는 회사"라며 "최근 IBM이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전체적인 IT 시장 상황이 좋아진 것이 아니라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앞세운 애플만의 특수한 상황일 수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애플의 호실적이 한국 IT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IT업종에 가장 큰 문제는 실적과 업황둔화 우려보다는 펀드환매 압력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문현식 메리츠종금증권 IT팀장은 "현재는 쏟아지는 펀드환매 물량을 IT업종이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스피 1700선 이상에서는 기관들의 환매 물량이 계속나올 것이고, 애플의 단기 호재로 시장흐름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문 팀장은 "IT업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는 문제가 없으나, 펀드환매가 일단락되는 시점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