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대출 '3인방' 가이드] 대출 요건 '햇살론 ' 금리는 '미소금융' 유리

햇살론, 신용 6등급이하 대상 창업자금은 5000만원까지
미소금융, 年4.5% 저금리 창업·사업 운영용도만 지원
희망홀씨, 시중은행서 취급…생계자금으로 2000만원 한도

오는 26일부터 서민들이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 서민보증부 대출인 '햇살론'이 출시되기 때문이다. 종전 '미소금융'과 '희망홀씨' 등 기존 상품과 함께 저신용,저소득층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민 대출상품이 모두 3가지로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이들 상품이 서로 비슷해보여도 대출요건이나 금리 등에서 약간씩 차이가 있는 만큼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대출 상품을 골라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햇살론 어떻게 이용할까햇살론을 받기 위해서는 신용등급이 6등급 이하이거나 연 소득이 2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자영업자나 일용직 근로자,농부 · 어부 등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법인기업을 운영 중인 사람은 제외된다. 현재 금융회사 부채를 연체하고 있거나 3개월 이내에 10일 이상 연체한 사실이 4회 이상 있는 경우에도 대출받을 수 없다. 금융 당국은 출시 후 운영성과를 본 뒤 대출 요건을 재조정할 방침이다.

금리는 각 금융회사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저축은행은 상한금리가 연 13.1%로 높다. 나머지 신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회사는 연 10.6%로 정해졌다. 정부와 제2금융권이 함께 조성한 2조원(앞으로 5년간)을 보증재원으로 대출해주는 시스템이어서 보증수수료가 별도로 부과된다. 이에 따라 금리와 별도로 대출잔액에 대해 연 0.85%의 수수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대출 한도는 자금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사업운영자금은 2000만원,창업자금은 5000만원,생계자금은 1000만원이 한도다. 신용등급이나 사업자등록 여부 등에 따라 한도가 차등 적용된다. 사업운영자금과 창업자금의 경우 1년거치 후 4년 이내 원금을 나눠 갚아야 한다. 생계자금은 거치기간 없이 3년 또는 5년 동안 매달 원금을 분할,상환하면 된다. 희망자는 저축은행이나 신협,새마을금고를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대출 및 보증 심사도 개별회사가 직접 실시한다. 따라서 같은 사람이라도 금융회사에 따라 심사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도 있다.

◆서민금융 3인방 제대로 활용하려면

미소금융은 연 4.5%란 저금리가 가장 큰 매력이다. 하지만 창업자금이나 사업운영자금으로만 돈을 빌릴 수 있다. 고금리를 갈아타는 대환대출은 불가능하다. 대출요건도 희망홀씨나 햇살론에 비해 까다로운 편이다. 신용등급 7등급 이하에 재산이 일정 수준(대도시 1억3500만원 · 기타도시 85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창업할 때 전체 자금의 30%는 자기자금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 접근성도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미소금융을 취급하는 미소금융재단의 지역 지점은 7월 현재 55곳에 불과하다. 시중은행들이 취급하는 희망홀씨는 대출 한도가 작다. 햇살론은 창업자금 명목으로 5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이에 비해 생계자금만 대출받을 수 있는 희망홀씨는 기껏해야 2000만원이 한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인당 평균 대출금액은 520만원에 불과했다. 시중은행들이 자체 자금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와 한도가 회사별로 다 다르다.

희망홀씨의 평균 대출금리는 연 9.9%수준이다. 햇살론에 비해 저렴하다. 접근성도 뛰어나다. 희망홀씨 대출을 해주는 16개 시중은행들의 전국 지점이 1만개를 상회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희망홀씨 대출 잔액은 이미 지난 5월 2조원을 돌파했다. .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햇살론 출시로 1~2금융권 모두 저금리 서민 금융상품을 취급하게 됐다"며 "이들 상품은 중복해 대출을 받을 수 없는 만큼 자신의 조건에 가장 적합한 상품을 고르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