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ve in Fund] 월급처럼 받는 '지급식 펀드' 노후가 든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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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로 저축합시다내년 은퇴를 앞둔 양택주(54)는 최근 밤잠을 설치는 날이 늘었다. 퇴직금으로 목돈은 생기지만 연금만으로는 다달이 200~300만원의 생활비와 용돈을 감당하기 빠듯할 것 같아서다. 양씨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게 '월 지급식' 펀드다. 거치식으로 목돈을 맡기면 매달 꼬박꼬박 월급처럼 현금이 나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투자결과에 따라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수익률이 양호한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입 다음달부터 '꼬박꼬박'…1억원 맡기면 매달 70만원씩
원금손실 가능성 감안해야
◆매달 최초 투자금 0.5~0.7%를 현금 지급
월 지급식펀드는 처음 맡긴 투자금에서 매달 일정액을 현금으로 받으면서 투자수익도 노릴 수 있는 펀드다. 젊을 때 가입하더라도 만55세가 지나서야 받을 수 있는 연금펀드와 달리 가입 다음 달부터 돈이 나오는 게 강점이다. 2007년 국내에서 처음 출시된 '칸서스뫼비우스블루칩 1'은 최초 투자금의 0.7%를 매달 현금으로 지급한다. 1억원을 거치식으로 맡기면 원금손실에 상관없이 매달 70만원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 펀드는 국내 성장주에 투자하는 펀드로 수익률도 양호한 편이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21일 기준) 수익률은 2.06%로 국내 주식형 수익률(0.41%)을 웃돈다.
주식혼합형인 '한국투자노블월지급식연속분할매매 1'도 최초 투자금의 0.7% 이내에서 매달 현금이 나온다. 이 펀드는 특정종목이 매수가격에서 10% 상승하면 매도하고,매도가격에서 10%하락시 재매수하는 분할매매 투자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최근 한달 동안에는 0.70%의 수익을 냈다.
채권에만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아이러브평생직장채권 6'(0.46%)은 국내외 채권과 어음에 투자하면서 매달 최초 투자금의 0.54%를 지급한다. 이외에도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면서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병행하는 '동부머스트해브월분배식 1'(0.73%)과 공모주에도 투자하는 '하나UBS실버오토시스템월분배식 1'(0.12%)이 매달 최초 투자금의 0.5%를 지급한다. 분기마다 한번씩 현금을 주는 펀드도 있다. '미래에셋맵스알파분기배당 A'(0.08%)는 매분기 마지막 달에 그간 발생한 이익의 한도 내에서 현금을 준다.
◆원금손실 가능성 감안해야
전문가들은 월지급식펀드가 근로소득은 없고 금융소득만 있는 은퇴자들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며 적립식보다는 거치식 투자를 권한다. 연금이나 예금과 달리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매달 발생한 수익금에서 현금을 지급하는 게 아니라 원금에서 일정액을 먼저 지급하고 나머지로 투자를 해서 원금을 회복하는 방식인 만큼 투자결과에 따라 환매시 원금보다 적은 자금을 회수할 수도 있다. 백지애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월지급식 펀드는 예금처럼 돈을 맡기면 이자수익처럼 매월 돈이 생기기는 하지만 투자상품인 만큼 분배금이 이익금을 초과하면 원금을 잃게 된다"며 "늘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목돈을 투자하기 때문에 시황에 따라 가입시점을 꼼꼼히 따져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