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전문가 심층진단‥무선인터넷 주도권 확보…태블릿PC 시장 선두 예약

하반기에 접어든 현 시점에서 통신서비스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는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 6~7월에 걸쳐 나타난 기관투자가의 KT에 대한 대규모 순매도(2000억원 규모)는 통신서비스 업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대변해주고 있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통신사업자 간 주도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업자들의 보조금 부담이 단기 실적 저하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심리와는 별개로 사업적 측면에서는 KT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서서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무선인터넷 시장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고,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이 높은 스마트폰(아이폰) 가입자의 이익 기여가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경쟁력 부각

통신서비스 업종은 1990년대 후반 음성 중심의 이동전화,유선시장에서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경쟁을 거친 뒤 인터넷전화의 유선전화(PSTN) 대체 등 큰 변화를 겪어 왔다. 올해는 스마트폰 본격 보급으로 무선인터넷의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다.

KT는 무선인터넷 산업 성장 시기에 가장 주목할 만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첫째 네트워크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 무선데이터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를 유연하게 수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 자산이 고객 유치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선 네트워크와 무선랜(WiFi) 자원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WiFi 자원은 유선통신 네트워크 자원에 기초하며 작년 말 기준으로 유선 네트워크(광케이블) 자원은 KT 22만8000㎞,LG 21만2000㎞,SK 9만9000㎞로 KT의 유선 자원이 월등하다. 이동통신 네트워크 경쟁력 차이는 3G 경쟁 국면에서 상당 부분 줄어들었다. 4G 경쟁 국면에서는 사업자 간 네트워크 경쟁력 차이가 더욱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4G 전국 커버리지를 확보하는 데 들어가는 총 투자비가 1조5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돼 사업자의 부담이 크지 않고,KT와 LG U+가 저주파 대역(800~900㎒)에서 4G 서비스를 제공해 주파수 차이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유선 네트워크의 경쟁력 격차는 쉽게 좁혀지기 어렵다. 광케이블의 규모에서 차이가 날 뿐 아니라 유선 네트워크의 경우 케이블을 매설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공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둘째 디바이스 경쟁력에서도 SK텔레콤과의 격차를 많이 좁혔다. 일등 공신은 아이폰이다. 물론 최근 갤럭시S가 인기를 끌면서 KT의 디바이스 경쟁력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이 나오고 있지만,아이폰4 출시를 기점으로 이런 우려는 해소될 전망이다.

KT는 아이패드 출시를 통해 올 하반기 본격적으로 개화할 태블릿PC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할 전망이다. 또 하반기에 4~5종의 아이패드 형태 태블릿PC를 출시할 계획이다. 물론 그 어떤 태블릿PC와 비교해도 아이패드의 성공 가능성은 월등히 높아 보인다. 따라서 아이패드 독점 출시가 확정되면 최소한 1년 이상 새롭게 열릴 태블릿PC 시장에서 강력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미국과 일본에서는 통신 기능을 지원하는 3G 아이패드가 인기를 끌고 있고,한 달에 3만~4만원의 데이터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는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수요였다는 점에서 하반기 새로운 무선인터넷 성장 기대 요인으로 연결될 수 있다. ◆내년 이후 실적 개선 계기 마련될 듯

ARPU와 단말기 보조금을 고려한 아이폰 가입자의 손익분기점(BEP) 도달 시점은 약 8개월 전후다. 일반 단말기 가입자의 6개월 내외보다 조금 길다. 작년 12월부터 아이폰 가입자를 유치한 걸 감안할 때 3분기부터는 아이폰 가입자들도 순차적으로 이익에 기여할 수 있다. 상반기에는 보조금 부담으로 수익성 우려가 컸지만,하반기부터는 ARPU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현실화하는 과정이 펼쳐질 것이다.

본격적인 실적 개선은 내년부터다. KT의 영업이익은 올해 2조986억원에서 내년에는 2조3015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익 증가의 일등 공신은 아이폰이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스마트폰(아이폰) 부문의 손익(영업이익 기준)은 올해 1113억원 적자에서 내년에는 1086억원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통신망 가치 재평가


장기적으로 통신서비스 업종은 큰 변화의 시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래 주목할 만한 분야는 네트워크의 용량 증가,단말기 가격의 급격한 하락,통신사업자의 성장에 대한 욕구 등이 결합되면서 새롭게 성장할 사물통신(M2M) 산업이다.

세계적 이동통신사업자와 통신 관련 협회인 GSMA에 따르면 2020년에는 200억~500억개의 개체가 모바일 네트워크에 연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M2M을 통해 성장이 예측되는 분야는 텔레매틱스,의료,스마트 그리드,자동차산업 등 다양하다. 이와 같이 각종 산업 분야에서 통신 네트워크에 대한 이용 수요가 커지면서 통신사업자의 네트워크 가치는 지금과는 확연히 다른 위상을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