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헬스] 뇌졸중ㆍ학습장애 걱정된다면…뇌파ㆍCTㆍMRI 찍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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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파 진폭 줄면 치매·뇌졸중 의심‥지나치게 날카로운 파형 땐 간질뇌의 퇴화는 20대부터 시작되지만 30대까지는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40대 이후 뇌기능의 노화는 빠르게 진행된다. 기억력과 집중력이 감퇴하면서 절망하고 심하면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오래도록 반복되면 치매 같은 질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또 고지혈증 동맥경화 비만 당뇨병 등으로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뇌는 학습능력과 삶의 자세를 좌우하기 때문에 어린시절의 뇌 상태 체크는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다.
질환 위치·원인·정도 알려면 CT‥뇌경색은 검고 뇌출혈은 희게 보여
뇌혈류초음파로 동맥경화 파악‥혈관막힘 보려면 뇌혈관조영술
뇌기능 검사 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게 뇌파검사다. 뇌파란 대뇌피질을 구성하는 신경세포군의 전기적 활동을 두피에서 측정한 미세한 신호다. 뇌파는 주기(반복하는 시간적 길이 · 단위 초),주파수(1초 동안에 출현하는 파동의 횟수 · ㎐),진폭(파의 높이 · ㎶) 등 세 가지 요소로 특징을 구분짓는다. 뇌파검사는 뇌의 좌우와 전두엽 · 두정엽 · 측두엽 · 후두엽을 20~80개소로 구획한 곳에 전극을 꼽고 뇌파의 동태를 종합 분석해 질병 유무와 뇌기능의 이상을 가려낸다. 각성 상태보다 뇌파의 주기가 길어지거나,진폭이 줄거나,주파수가 지나치게 높거나 또는 낮거나,파의 모양이 심하게 날카롭게 나타나면 뇌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본다. 예컨대 뇌졸중 뇌종양 우울증 치매 등에 걸리면 주기가 길어지며 진폭이 낮아진다. 간질의 경우 파형이 비정상적으로 뾰쪽한 게 간헐적으로 나타난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에서는 알파(α) 베타(β) 세타(θ)파의 비중을 정상아동과 비교해 뇌의 어느 부위 신경세포가 지나치게 활성화 또는 저하됐는지 알아볼 수 있다.
황준원 을지대 강남을지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α파가 줄어든 뇌 부위에서 θ파가 증가했다면 해당 부위의 신경세포 활동이 저하된 것이고,β파가 증가했다면 신경세포 활동이 지나친 것으로 둘 다 해당부위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수행되지 못함을 뜻한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좌측 뇌는 이성적 판단 · 수리 · 언어 · 정보분석,우측 뇌는 감성 · 예술 · 정보종합능력을 담당하므로 좌우 뇌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며 "좌뇌 기능이 떨어지면 언어표현 능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우뇌 기능이 저하되면 사교성이 부족하거나 우울증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간질 환자를 대상으로는 24시간 비디오 뇌파검사를 실시한다. 간질약의 투여량을 줄여 발작 상태와 비슷한 뇌파가 나오도록 유도한 다음 24시간 동안 뇌파를 검사하면서 환자의 행동양상을 관찰해 어느 부위의 이상으로 간질이 발생하는지 가려낸다. 홍승봉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간질은 70~80% 환자가 약물로 치료되지만 나머지 20~30%는 약이 통하지 않는 난치성"이라며 "난치성 환자의 2분의 1~3분의 1(전체 환자의 약 10%)은 문제의 뇌 부위를 절제함으로써 완치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뇌질환 발병의 위치,원인,증상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이 주로 활용된다. CT는 X-레이를 쏘아 몸이 흡수한 방사능 차이로 질병을 찾아낸다. CT는 검사 부위의 단면을 보여주며 이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할 수도 있다. 뼈와 장기 등 MRI보다 단단한 조직을 더 잘 찍는다. CT로 보면 뇌경색은 검게,뇌출혈은 희게 보인다. MRI는 인체 세포 내 수소원자에 자기장을 가해 영상을 만들어 낸다. CT가 횡단면만을 보여주는 데 반해 MRI는 종 · 횡단면을 모두 드러낸다. CT보다 여러 각도에서 높은 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다. 검사 시간이 CT는 약 20분,MRI는 40~60분 정도.실제 촬영시간은 CT가 1~2분,MRI는 30분가량 소요된다. 비용도 CT가 훨씬 저렴하다. 위급상황에서 CT가 우선 순위인 이유다. MRI는 자기장의 세기에 따라 1.5T(테슬러),3T,7T로 나뉘는데 자기장이 셀수록 해상도가 높지만 이로 인해 진단 감별성이 향상되는지,인체에 대한 유해성이 심해지는지에 대한 연관성은 연구가 더 필요하다. 자기공명뇌혈관조영술(MRA)은 혈류 특성을 이용해 혈관의 영상을 얻는 검사로 뇌혈관이 막힌 양상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얇은 혈관까지 세밀하게 파악하려면 조영제를 주사하고,간단히 질병 여부를 판별할 땐 조영제를 투여하지 않는다. 조영제는 구토,열감,어지럼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뇌혈류초음파검사(TCD)는 인체에 무해한 초음파를 이용해 두개강 속을 흐르는 혈류 속도를 간편하고 저렴하게 파악한다. 뇌혈관의 협착 · 폐쇄 · 기형 · 동맥경화 여부를 파악하는 데 유리하다. 예방차원의 검사로 쓸모가 있다.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핵의학검사로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과 단일광자방출단층촬영(SPECT)이 있다. 뇌 내 신경세포는 포도당만을 에너지로 쓰는데 PET는 포도당에 방사성동위원소를 붙여 뇌가 얼마나 많은 포도당을 소모하는지 알 수 있다. 포도당 소모가 부진하면 해당 뇌세포 활성저하(치매 등)을 의심해볼 수 있다. SPECT는 뇌혈류 검사에 쓰이는데 간질이면 해당 부위의 혈류가 왕성하게,치매엔 저조하게 나타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