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UP '코리아 생산기술'] (1) 相生의 힘…현대車 2차 협력업체, 글로벌 품질 경쟁력 '쑥쑥'

(1) 마법같은 생산성‥(주)관웅, 80% 자동화…불량 줄여
"여름 휴가요? 올해는 일감이 몰려서 3일밖에 못 갑니다. 아예 휴가를 못 가는 팀도 있어요. 특근 수당을 두둑하게 받으니 불만은 없습니다. 바빠도 좋으니 지금처럼 일감만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

경기도 안산시 반월공단에 있는 현대 · 기아자동차 2차 부품업체 ㈜관웅.밤 10시가 넘은 시간 기계와 씨름하고 있는 레이저 가공팀 야간조 직원에게 여름 휴가 계획을 묻자 이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레이저 가공팀은 늘어난 생산물량을 맞추기 위해 최근 2교대로 생산라인을 돌리고 있다. 야간조의 근무시간은 저녁 8시부터 새벽 6시까지다. 이 회사의 거래처는 현대모비스,대성전기,신창전기 등 세 곳.차량용 오디오와 창문 스위치 등에 필요한 플라스틱 케이스가 주요 생산품.총 180명이 이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12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김창기 사장은 "지난해 2% 수준이었던 영업이익률이 올해는 3.5% 이상으로 높아질 것 같다"며 "매출도 지난해보다 30억원 가까이 늘어난 15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생산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른 데는 모기업과 납품기업 간 탄탄한 협력관계도 일조하고 있다. 김 사장은 관웅 경쟁력의 비밀을 생산성과 상생 협력으로 요약했다. 이 회사는 외환위기 이후부터 꾸준히 자동화율을 높인 덕을 톡톡히 봤다는 설명이다. 2010년 기준 자동화율은 80%로 1차 협력 업체 못지않은 수준이다. 자동화율이 높아지면서 불량률이 감소하고 전반적인 품질 수준도 개선됐다. 김 사장은 관웅이 강소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성장 가능성을 믿고 꾸준히 지원해준 원청업체들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1차 협력업체들이 SCM(공급망 관리) 전문 컨설턴트를 공장에 파견,적은 비용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노하우들을 전수했다는 것.2002년에는 1차 협력업체 대성전기를 통해 SQ인증마크를 획득하기도 했다. SQ마크 인증은 현대 · 기아차가 기초부품 품질 향상을 위해 시행하는 제도다. 우수한 품질의 부품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원청업체가 인정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 사장은 "현대 · 기아차와 1차 협력업체 연구원들이 평균 주 1회 품질점검단을 파견해 함께 품질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며 "특히 도요타 리콜 문제로 부품 품질 개선이 이슈화됐을 때는 현대차와 1차 협력업체들이 TFT(태스크포스팀)를 꾸려 개별 부품들의 품질 수준을 일일이 점검했다"고 말했다. 납품 가격,대금 지급 조건 등의 문제에 대해 묻자 "1차 협력업체들이 올 들어 물가상승률과 원자재 가격 인상률을 감안,부품 가격을 높여줬으며 결제수단도 1개월 이상 장기어음 대신 단기어음과 현금으로 대부분 전환해줬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김 사장은 관웅의 경쟁사로 일본 도요타의 2차 협력업체들을 꼽았다. 그는 "2차 협력업체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더 좋은 품질의 부품을 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에 공급할 수 있어야 해외 경쟁업체들과 겨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산(경기도)=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