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 5년째 개발 못하는 남대문 노른자땅

서울 남대문로 근처 3199㎡의 땅이 '알박기' 논란 속에 5년째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

5일 서울시와 중구청에 따르면 관광특구로 지정된 남대문로 4가 일대 3199㎡(969평)에 대한 개발이 토지 소유주인 KT&G와 흥국생명보험 사이의 다툼으로 5년째 지연되고 있다. 숭례문 오거리에서 한국은행으로 이어지는 남대문로 초입에 있는 이 땅은 2005년 결정된 '북창 제1종지구단위계획'에 포함됐다. 북창 1종지구단위계획은 지난 20년간 개발이 늦어져 슬럼화된 중구 북창동 104 일대 9만3187㎡(2만8189평)를 관광특구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KT&G는 북창 1종지구단위계획 내 남대문로 4가 17의 23 등 5필지 3199㎡에 오피스 빌딩을 지을 계획이다. 하지만 계획부지 한가운데 땅 102.9㎡(31평 · 점선 내)를 보유한 흥국생명이 매각을 거부하면서 사업이 늦어지고 있다.

KT&G 측은 시세의 두 배 이상인 매각가(3.3㎡당 2억원)를 여러 차례 제시하며 4년여간 협상에 나섰지만 흥국생명은 팔기를 거부하고 있다. KT&G 관계자는 "부지 맞교환 및 공동 개발 등 각종 개발안을 제시했지만 흥국생명 측이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KT&G에 땅을 팔라고 요구하며 자신들이 이 부지를 개발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중구청은 양측 의견 조율에 적극 나서 올 들어 두 차례 협상을 주선했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다. 중구청은 이달 중순 예정된 3차 협의에서도 조율에 실패하면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서라도 개발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중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흥국생명 땅을 제외한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이 접수된 상태"라며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이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흥국생명 관계자는 "흥국생명도 땅을 갖고 있는데 중구청이 더 많은 땅을 보유한 KT&G 요구대로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추진 중"이라며 반발했다. 이 땅에 대한 서울시의 최종 결정은 9월 초 이뤄질 예정이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