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버진그룹이 코카콜라에 선전포고했듯이…

펑크 마케팅ㅣ리처드 러머·마크 시몬스 지음ㅣ박준형 옮김ㅣ쌤앤파커스ㅣ348쪽ㅣ1만7000원
영국 버진그룹이 미국에 버진콜라를 출시할 때 뉴욕타임스에 대문짝만한 광고가 실렸다. 그룹의 최고경영자(CEO)인 리처드 브랜슨이 코카콜라의 CEO에게 팔씨름을 제안하는 사진을 담아 지는 사람이 미국 시장을 포기하자는 내용이었다. 그 다음 광고는 브랜슨이 탱크를 타고 맨해튼 5번가를 진군하며 코카콜라 CEO를 찾는 내용이었다. 이처럼 브랜슨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마다 해당 산업의 최고 브랜드에 선전포고를 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펑크 마케팅》은 급변하는 시장과 소비자들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는 전통적인 마케팅 기법들 대신 소비자를 적극 끌어들이는 새롭고 획기적인 개념의 마케팅을 제안한다. '펑크 마케팅'이란 1970년대 지루한 주류음악 대신 에너지와 활기가 넘치는 음악으로 매너리즘에 빠진 음악시장을 뒤흔들었던 펑크록 음악에서 따온 개념.섹스 피스톨스 · 뉴욕돌스 등의 밴드들이 전통에 저항하면서 기성세대에 경각심을 일깨우고 젊은이들을 열광시켰던 것처럼 기존의 마케팅 방법을 과감히 버리고 소비자의 변화를 이해하는 새로운 마케팅 정신과 방법이라야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차별화 · 틈새시장 · 휴대폰 · 소비자 중심주의 · 스토리텔링 · 희소성 · 게임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면서 펑크 마케터가 갖춰야 할 정신을 기업들의 마케팅 사례와 함께 들려준다. 리스크를 조금 피하려다 다 잃을지도 모른다,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피력하라,모든 것을 열어라,적을 만들어라,소비자를 더욱 목마르게 하라,쓸데없이 말만 많은 마케팅은 버려라,자신만의 새로운 비법을 만들어라,참여하라….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