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장비업 올 시총 30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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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23조ㆍ전기전자 10조↑운수장비 화학 전기전자 업종이 올 국내 증시 시가총액 증가분의 6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 상장에 따른 시가총액 증가분을 빼면 그 비중이 80%에 달해 업종별 쏠림현상이 심화된 양상이다.
업종내 특정종목 쏠림 심화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지난 4일 989조421억원으로 작년 말(887조3160억원)보다 101조7262억원 증가했다. 업종별 증가액은 운수장비업종 시총이 올해 30조3816억원 급증했으며 화학(23조2092억원) 전기전자(10조4297억원) 등도 큰 폭으로 불어났다. 이들 세 업종의 시총 증가분(64조205억원)은 전체 시총 증가분의 62.9%를 차지하고 있다.
보험업종 시총도 올해 30조원 넘게 불어나긴 했으나 이 중 삼성생명 상장분(22조원)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주가 상승에 의한 시총 증가는 사실상 이들 세 업종이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철강금속 의료정밀업종 시총은 올해만 5조원 이상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현대 · 기아차 LG화학 삼성전기 삼성SDI 등이 속한 운수장비 화학 전기전자 업종만 오르는 시장 흐름이 펼쳐졌다"며 "자산운용사까지 수익률을 만회하기 위해 소위 말하는 자문사 7공주 종목을 매수하면서 특정 종목 주가만 오르는 '그들만의 리그'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쏠림을 경계하고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높아진 상황이어서 쏠림에 따른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날 삼성전기 삼성SDI LG화학 등의 낙폭이 컸던 점도 이런 우려가 가시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부장은 "특정 종목에 대한 쏠림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라며 "이를 이용해 조정의 빌미를 제공하고 공매도를 통해 수익을 얻고자 하는 또 다른 투자자들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닉스가 지난달 주도주에서 탈락한 것처럼 주도주나 업종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 팀장은 "선진국 수요에 대한 영향력이 크고 투자 확대를 통한 공급 과잉이 우려되는 전기전자업종은 잠시 뒤처질 수 있다"며 "그동안 시장을 이끈 업종 간에도 차별화된 흐름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도 "특정 업종이 좋다고 해서 마냥 상승할 순 없다"며 "시장 전체가 균형을 잡고 상승하기 위해 상승 격차를 해소하는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