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점포] '안근배 한복' 서울 청담본점‥유명인들도 즐겨입는 '명품 한복' 대여

교수직 버리고 한복장인 모친 代이어
뉴욕 오사카에도 법인·상담센터 설립
서울 청담동은 패션의 거리다. 서양의 명품 브랜드 로드숍이 즐비하지만 뒷골목 한쪽에는 한복 매장도 있다. '안근배한복' 청담 본점은 우리나라 고유 전통 의상인 한복의 명맥을 잇는 매장이다.

한복 장인인 안근배씨는 1966년 충남 당진에 첫 번째 한복 매장을 열었으며,그의 4남매 중 막내 아들인 한구현 ㈜한스시즌투 대표(45 · 사진)가 '안근배한복' 브랜드로 대를 이어 운영 중이다. 안근배한복은 김대중 전 대통령 등 정치인들이 즐겨 입었고,유재석 장윤정 등 연예인들도 애용하는 브랜드다. 청담점은 지하 1층의 200㎡짜리 대형 점포다. 임대료를 줄여 한복 원가를 낮추기 위해 지하 매장을 택했다는 게 한 대표의 설명이다. 이 매장에는 전통 한복부터 웨딩드레스,퓨전한복까지 다양한 형태의 한복이 빽빽하게 진열돼 있다.

지난 6일 오후 매장에 들어서자 할머니 L씨와 며느리,손자로 보이는 한 가족이 한복을 고르고 있었다. 딸 결혼식에 입을 한복을 찾던 L씨는 "일생에 가장 중요한 행사여서 가족 모두 한복을 입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명품 한복의 경우 한 벌을 사려면 100만원이 훨씬 넘지만 이곳에선 20만~30만원에 빌려준다.

청담점은 44년의 역사를 가진 안근배한복 7개 직영점 가운데 대표 매장이다. 월 평균 매출은 3000만원이 넘으며,순수입도 1000만원에 달한다. 한 대표는 청담점을 포함해 4개 매장을 직영하고 있으며,나머지 3개 매장도 형제들이 하나씩 맡아 운영 중이다. 대학 교수를 하다가 3년 전 가업을 이어받은 한 대표는 "예전에 비해 한복을 입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지만 결혼식이나 칠순 잔치 등의 행사 때 한복을 찾는 수요는 여전하다"며 "명품 한복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 한복 대중화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모스크바 국제관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한양대에서 연구교수를 지냈다.

한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한복닷컴' '이바지닷컴' 등을 운영하며 한복시장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해외시장 개척에도 나서 2008년 미국 뉴욕에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지난해 일본 오사카에도 고객상담센터를 냈다. 그는 사업 확대를 위해 프랜차이즈 가맹점 사업을 최근 시작했다.

한복 대여점은 매월 들어가는 고정비가 적어 수익성이 높으며,1억5000만원(점포비 포함) 정도면 가맹점을 오픈할 수 있다. 안근배한복은 지난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프랜차이즈 유망 사업모델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 대표는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1주일 정도만 배우면 운영할 수 있는 창업 아이템이 한복대여점이어서 주부들에게 적합하다"며 "가맹점의 상권 보호를 위해 전국에 150개 정도만 열 방침"이라고 말했다. (02)579-0353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