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 러시아가 꿈틀댄다

[한경닷컴] 북극곰 ‘러시아’가 꿈틀대고 있다.국영기업과 올리가르히(신흥재벌)들이 기업인수(M&A)를 통한 몸집 불리기를 통해 각 부문에서 글로벌 강자를 노리고 있다.배경에는 자국기업을 글로벌 강자로 키우려는 러시아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돼 있다.

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 철강 올리가르히 슐레이만 케리모프는 러시아 최대 칼륨생산업체 실비니트의 주식을 대량 인수해 이를 또 다른 러시아 칼륨회사 우랄칼리와 합병할 계획이다.케리모프는 이미 우랄칼리의 지분 다수도 매입했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연간생산능력 1150만t으로 캐나다 포태쉬에 이어 세계 2위 칼륨회사가 된다.케리모프는 최소한 1개의 기업을 추가 매입할 계획으로 세계 3대 칼륨회사인 벨라루스칼리 및 러시아 최대 인산비료회사 포사크로와 협상중이다.

실비니트 인수건에는 러시아 정부가 소유한 VTB캐피탈이 돈줄이 되고 있다.VTB캐피탈은 케리모프와 다른 두 사업가들이 공동으로 우랄칼리 지분을 인수할 때도 관여했다.

러시아 국영기업 루스나노도 영국 캠브리지 소재 저가 컴퓨터칩 개발 선도업체인 플라스틱로직의 지분 인수를 추진중이다.이 회사는 현재 벤처캐피탈과 인텔,BASF등의 대기업 컨소시엄이 소유하고 있다.루스나노의 플라스틱로직 인수 움직임은 지난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2015년까지 나노테크놀로지 분야에 106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과 맥을 같이 한다. 한편 러시아 건설경기가 살아나면서 외국사들의 진출도 늘고 있다.독일의 경제일간 한델스블라트는 “러시아 건설시장이 경제위기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하면서 높은 마진을 노린 독일 기업들의 러시아 시장 진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관련 시설을 비롯한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건설과 러시아 민간 주택부문 건설이 살아나면서 외국 건설사에 러브콜도 잇따른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2013년까지 공공건설 부문에 310억유로 규모를 투입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이에 따라 독일 건설사 호흐티프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1억유로 상당의 해상터미널 공사를 진행중이며,에센건설그룹은 러시아 극동지역 중소형 공항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