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차기 방정식 '링 위의 무한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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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성 부른 인사들에 기회 줘 다자구도로청와대 개편과 개각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차기대권에 대한 방정식을 엿볼 수 있다.
김문수 지사-김태호 총리 내정자 벌써 신경전
여권 관계자는 10일 "이 대통령의 생각은 모든 주자를 링 위에 올려 무한경쟁을 통해 능력을 검증 받아 보다 강하게 키우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권 꿈을 꾸고 있는 여권 인사들에게 기회를 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독주체제에 변화를 주겠다는 의미다. 대선 승리를 위해선 '원 웨이'구도 보다는 여러 후보들이 경쟁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지난해 9월 정운찬 국무총리 기용 때부터 이런 흐름이 읽혀진다. 취임 초 주로 정책을 추진하는 데 얼마나 효율적인가가 인선의 기준이 된 것과 사뭇 다르다. 정 총리에 대한 친박 측의 견제가 적지 않았다는 것은 이런 정황과 무관치 않다. 올해 지방선거 이후 이런 흐름은 더욱 뚜렷해졌다. 잠재적 후보를 곳곳에 포진시켰다. 박 전 대표와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김문수 경기지사,오세훈 서울시장,정 총리 등 기존 주자군에다 이번 당 · 정 · 청 개편을 통해 김태호 총리 내정자가 추가됐다.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나경원 최고위원,원희룡 사무총장 등도 언제든지 차기 주자군에 합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일각에선 1997년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의 '9룡(龍) 시대'가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이 이렇게 다자 구도로 변화를 주는 것에 대해 참모들은 박 전 대표를 정면으로 겨냥한 포석은 아니라고 말한다. 친이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반드시 박 전 대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여러 사람을 중용해 인재를 키우려는 것이다. 막판에 가서 박 전 대표가 그래도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다면 도와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차기주자군 사이에선 벌써부터 물밑 신경전이 치열하다. 김 지사는 지난 9일 "중국은 리더십이 안정돼 있다. 우리나라는 자고 일어나면 총리라고 나타나는데 누군지 모른다"고 말했다. 김 총리 내정자를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김 총리 내정자는 "중국 등 사회주의 국가에서 지도자를 정해 놓고 뽑는 시스템과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이 평가하고 선택해 지도자를 뽑는 시스템은 다르다"고 반박했다. 김 지사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친이계 핵심인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는 여권의 대권 판을 짜는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물론 본인이 킹메이커 대신 킹을 향해 뛸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홍영식/이준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