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비리관료 실명 폭로 책 출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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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부시장 출신 '적나라한 언급'"고위 공무원이 사업승인서에 자신의 이름을 세로로 써서 서명하면 그것은 사업을 곧바로 추진하라는 의미다. 가로로 서명하면 뒤로 미루라는 의미다. 또 그냥 '최대한 지원하라'고만 쓰면 그것은 사업의 전면 중단을 뜻한다. "
중국의 전직 공무원이 공직사회의 부패상을 폭로하는 책을 출간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받고 있다고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보도했다. '나의 공직 생활'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될 이 책의 저자는 올해 41세의 전직 기자인 장쭝푸.그는 2005년 우연한 기회에 후난성 린샹시 부시장을 맡았다가 지난 5월 그 지역 공산당 서기의 압력을 받아 사퇴했다. 그는 자신의 공무원 생활 중 목격한 부패상을 기록해 조만간 출판할 예정이다.
그는 "하급 공무원들은 상급자의 서명만을 보고 그 숨은 뜻을 알아채야 한다"며 "이런 일은 중국 관료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 배워야 할 많은 일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위 공무원들이 재직 중 금품을 수수하고도 부패 혐의에서 벗어나는 방법도 소개했다. 자리에서 물러난 공직자는 공산당의 반부패기구인 공직자 감사위원회에 돈이 든 빨간 봉투를 보낸다는 것이다. 봉투에는 그가 공직 생활 중 받은 최대 뇌물과 같은 금액을 넣는 것이 관례다. 장씨는 "고위 공직자들은 부패를 저지르고도 이런 방법으로 당의 조사를 피한다"며 "당과 정부가 부패 고리로 엮여 있다"고 지적했다. SCMP는 그러나 "장씨가 인구 5만명의 소도시인 린샹을 소개하고 국가의 정치적 개혁에 도움을 주기 위해 책을 썼다고 하지만 등장인물이 모두 실명이어서 출판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