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iTV' 공개 임박…방송 콘텐츠 시장도 석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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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서비스 발표" 設 무성'애플 iTV가 모든 것을 바꿔놓는 이유'.딕닷컴 창업자인 케빈 로즈가 23일 블로그에 이런 글을 올리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애플이 다음 달 아이팟 · 아이튠즈 행사 때 'iTV'란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이며 이것이 TV 프로그램 유통을 혁신할 것이란 얘기다. 24일에는 블룸버그가 후속 기사를 내보냈다. 애플이 TV 프로그램 렌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고 다음 달 7일 발표한다고 썼다.
아이튠스 통해 TV앱 거래
그동안 테크놀로지 업계에서는 "애플이 혁신할 다음 영역은 TV"라는 얘기가 나돌았다. 실제로 애플은 2007년부터 '애플TV'란 서비스를 했다. 하지만 실패했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이걸 의식했는지 TV 비즈니스를 "취미(hobby)"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iTV가 뒤집는다니 무슨 뜻인가. 미국 언론이 보도한 내용을 종합하면 iTV는 여러 가지 점에서 눈길을 끈다. TV를 인터넷에 연결할 때 필요한 셋톱박스(사진)에는 아이폰 · 아이패드에 들어가는 iOS를 탑재한다. 그렇다면 아이팟터치 아이폰 아이패드와 콘텐츠를 호환할 수 있다. 셋톱박스 가격은 지금의 절반 이하인 99달러로 떨어진다.
iTV 이용자는 아이튠즈를 통해 각종 TV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 프로그램)을 구매할 수 있다. 비디오 공유,스트리밍(실시간 전송),녹화 앱은 물론 양방향 뉴스 앱이나 게임 앱도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로 즐기는 각종 앱을 TV에서도 즐긴다는 얘기다.
케빈 로즈는 아이애드(iAd) 프로그램을 이용해 콘텐츠에 광고를 붙일 것이라고 썼다. 콘텐츠 사업자는 한편으론 콘텐츠를 팔아 돈을 벌고 다른 한편으론 광고를 붙여 돈을 번다. iTV에서는 아이패드를 리모컨 대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핵심은 iOS와 아이튠즈다. 아이튠즈는 2001년 음악 파일 거래장터로 출발했다가 앱스토어와 아이북스가 결합되면서 세계 최강의 플랫폼이 됐다. 아이튠즈를 통해 음악 비디오 앱 전자책 등을 구매하는 사람이 1억명이 넘는다. 여기에 TV 프로그램을 사고파는 채널을 추가하고 TV 채널에서 내려받은 콘텐츠를 TV는 물론 아이폰,패드,터치로도 이용하게 하자는 게 애플의 구상이다.
이렇게만 되면 애플은 콘텐츠 유통을 또 한번 혁신할 수 있다. 다만 TV 프로그램의 경우 나라마다 사정이 달라 TV 채널을 전 세계에서 동일하게 운영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TV 콘텐츠를 아이튠즈에서 거래하고 TV는 물론 아이폰 아이패드로도 즐길 수 있다는 점,아이폰 아이패드 앱을 TV로도 즐긴다는 점만으로도 주목을 받을 것 같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