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 여성노동참여와 이민확대에 눈 돌려라"

지난 30일 서울에서 열린 '한국 경제 60년사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한 세계 전문가들은 불과 반세기 만에 선진국 문턱에 이른 우리 경제의 기적적인 성장을 극찬하면서 시장경제의 존중과 가업가정신을 그 동력으로 꼽았다. 이들은 또 한국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저출산 · 고령화로 인한 노동공급 부족이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만큼 이 문제 해결에 역점을 두지 않으면 안된다는 지적으로,정부가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지금의 한국 경제는 새로운 도전적 과제들에 직면해 있고, 그 중에서도 저출산 · 고령화라는 인구구조의 변화가 미칠 성장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빼놓을 수 없다.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는 한국이 일본의 실패를 따라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일본이 저출산 · 고령화 사회로 인해 저성장의 늪에 빠지고, 국가부채가 급증한데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해법도 내놨다. 데이비드 어드레치 미 인디애나대 교수는 "유럽의 경험으로 보면 생산성 증대만으로는 출산율 저하를 상쇄하지 못했다"며 "이민정책도 대안이 될 수 있는 만큼 다문화 사회를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장의 노동수요 해결 차원이 아니라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는 얘기다. 그가 "다양한 민족이 유입되는 것이 혁신에 더 좋고, 기업가정신 함양에도 긍정적 작용을 한다"고 강조한 것은 특히 그런 점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내부적으로는 여성의 노동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헤르빅 이머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고용노동사회국장은 "과거에는 여성 취업률이 높은 국가에서 저출산율 문제가 나타났지만 이제는 여성취업률이 높은 국가에서 출산율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가정친화적 고용정책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언급이 아닐 수 없다. 이민이든, 여성의 노동참여든 결국 기존 노동시장의 대변혁이 요구되는 만큼 정부는 이에 필요한 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