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이번에도 못 올리면 연말까지 그대로 갈 것"

오석태 SC제일은행 상무
"한국은행이 이번에 금리를 올리지 못하면 올해 말까지 금리 인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

거시경제 전문가인 오석태 SC제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상무 · 사진)는 1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스위프트(세계 은행 간 금융데이터통신협회) 주최로 열린 포럼에 기조연설자로 참석,이같이 말했다. 오 상무는 "전 세계에서 오직 한은만이 금리 인상에 대한 시그널을 지속적으로 시장에 보내고 있다"며 "통화 정책은 한은이 독립적으로 하는 것이지만 국내 금융시장이 글로벌 시장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더블딥(경기침체 후 잠시 회복세를 보였다가 다시 침체에 빠져드는 현상)의 공포가 다시 커지고 있다"며 "최근 몇 개월 사이 글로벌 채권가격이 폭등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설명했다.

오 상무는 아울러 "1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이 연 2.5% 이하로 떨어질 만큼 채권값이 올라간 것을 거품으로 보는 시각도 없진 않다"며 "하지만 세계 각국 정부가 섣불리 출구전략을 써서는 안 된다는 시장의 경고로 보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언제까지 '나홀로 호황'을 누릴 수 없다는 점에서 한은이 이번에 금리를 올리지 못한다면 연말까지 현재 금리가 그대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