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무기 원료인 고농축 우라늄 결국 확보해

[한경닷컴] 이란이 최소 22㎏에 달하는 고농축 우라늄을 비밀리에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이란이 핵무기 원료인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함에 따라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의 갈등이 커질 전망이다.

7일 AFP통신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를 인용,이란이 나탄즈에 있는 핵연료 농축 시설에서 올 2월부터 8월까지 22㎏의 육불화우라늄(UF6)을 생산했다고 보도했다.그동안 이란은 서방 국가들의 압력으로 인해 5% 이상 농도의 우라늄을 농축하지 않았지만 지난 2월부터 20% 선에 근접한 수준으로 농축하는 작업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등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서방 국가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해 핵무기를 제조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천연 우라늄의 정제 과정에서 생성된 UF6을 원심분리기로 고속 회전시키면 핵분열 물질인 우라늄235(U235)를 만들 수 있다.U235를 3~5% 수준으로 농축하면 핵발전소 연료로 사용되고,80% 이상까지 고농축하면 핵무기 원료로 쓸 수 있다.

그동안 이란은 나탄즈 핵시설에서 부셰르 원전 가동을 위한 핵연료를 만들 뿐이라고 주장해왔다.이란 첫 원자력 발전소로 지난달 21일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부셰르 원전은 농축하지 않은 천연 우라늄을 사용하는 가압중수로와 달리 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는 가압경수로 방식이다.이란은 약 25㎏ 용량의 실린더에 고농축 우라늄을 보관하고 있으며,이 물질은 철저한 통제 아래 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저농축 우라늄 보유량도 2803㎏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이란이 핵무기 원료가 되는 80% 고농축 우라늄 제조기술도 곧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올 초 “나탄즈 핵시설에서 당장 20%의 농축 우라늄을 제조할 수 있다” 며 “핵무기 원료가 되는 80% 농축 우라늄 제조 기술도 이미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IAEA는 이란이 핵 사찰 전문가들의 입국을 거부하면서 핵무기 개발 여부에 대한 조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