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독자경영체계 본격화 "주가엔 先반영"

SK에너지(대표 구자영)가 석유사업과 화학사업의 분할을 통해 독자경영체계를 본격 추진한다.

SK에너지는 1일 공시를 통해 석유사업과 화학사업을 떼어내 신설법인 SK에너지석유(가칭)와 SK에너지화학(가칭)을 각각 설립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석유사업과 화학사업은 물적분할을 통해 SK에너지가 100% 지분을 소유한 비상장 자회사로 설립된다. 존속회사인 SK에너지는 자원개발과 기술원을 중심으로 신사업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SK에너지는 내달 26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들의 승인을 받은 뒤 내년 1월 1일 분할을 완료할 계획이다.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은 "2008년 CIC(Company in company·회사 내 회사) 제도를 통해 충분한 준비와 검증을 거쳤다"며 "분할 후 각 회사의 전문성 강화와 사업 유연성 등을 통해 본원적인 경쟁력을 제고해 빠른 시기에 가시화된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이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긍정적이라 평가하면서도 이미 널리 알려진 내용인 만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에너지가 회사 분할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 "다만 이번 이슈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주가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IFRS(국제회계기준)가 도입되기 때문에 재무제표가 변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다만 각자 주요사업에 집중하게 되면서 투자나 합작 등 성장 모멘텀(상승동력)을 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는 이어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E&P(자원개발) 부문은 SK에너지 지주사에 남아있게 된다"며 "기존에는 해외 광구에 지분을 출자하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직접 광구를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앞으로 광구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 하는 것은 남은 과제라고 안 연구원은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