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로 뛰는 기업들] 현대ㆍ기아차, 친환경 발전부터 전기차까지 '에코 밸류체인'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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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의 '녹색 품질 경영'현대 · 기아차그룹은 새로운 에너지원을 활용할 수 있는 미래형 신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글로벌 핫이슈로 떠오르면서 하이브리드카,전기자동차,수소연료 전지차 등 미래 친환경차 기술의 선점 여부가 생존을 결정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건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고속철,제철 등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현대건설 인수에 나섰다. 자동차사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인 궤도에 오른 지금,미래 성장을 위한 새로운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룹 R&D 비용 53.3% 확대
현대 · 기아차는 2010년 연구 · 개발(R&D)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53.3% 늘렸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 자동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 고연비 차량과 친환경차를 개발하기 위해서다. R&D 인력을 늘리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친환경차 개발을 위한 전문인력을 1000명 수준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 회사 관계자는 "2013년까지 고연비,친환경차 개발과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해 총 4조1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 · 기아차는 '저탄소 친환경차' 개발에 따른 효과로 석유 대체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등을 꼽고 있다. 현대차의 목표대로 2013년 20만대의 친환경 차량을 보급하면 연간 7200만ℓ의 석유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이는 쏘나타 4만여대를 1년간 운행할 수 있는 양이다. 연관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초소형 전기자동차,전기 스쿠터 등 자동차 관련 신산업뿐 아니라 충전 인프라 산업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모비스와 제철의 변신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기술 모비스'를 모토로 내세우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에 필요한 부품을 단순 제조하는 단계에서 한발 나아가 독일 보쉬나 일본 덴소와 같은 기술 기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의미다. 구체적인 로드맵도 확정했다. 2015년까지 R&D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핵심 부품 매출 비중을 현재 30% 수준에서 50% 선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R&D의 중심축을 양산기술에서 선행기술로 바꾸기 위해 연구소를 두 부류로 나눈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 2000억원 수준이던 R&D 예산을 올해 3500억원 선으로 확대할 방침"이라며 "자동차의 전장화 추세에 맞춰 전기 · 전자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최근 일관제철소를 완공하며 사업 영역을 대폭 확대했다. 회사 측은 완공 이후 제철소 운영에 따른 효과가 연간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 고로 2호기까지 완공하면 연간 800만t의 수입 철강재 물량을 대체하는 효과도 있다. 총 1조7000억원의 중소협력사 매출 창출 효과도 발생할 전망이다. ◆현대건설 인수 추진
현대차그룹은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사업 간 시너지 창출을 위해 현대건설 인수를 추진 중이다. 건설을 인수하면 친환경 발전 사업부터 주택용 충전 시스템과 연계된 친환경 주택,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이르는 '에코 밸류 체인(친환경 가치사슬) 완성'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사업인 해외 고속철 및 철도차량 사업과 연계가 가능하고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로부터 안정적인 건설 자재 조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사업 영역도 한층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세계 150여개국 8000여곳에 글로벌 생산 설비와 판매 거점을 확보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해외 네트워크가 현대건설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