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520마력 트럭으로 유럽산 '압박'


내년 국내 대형트럭 SCR 점유율 ↑ 예고
트라고 고마력 투입···수입트럭 견제 및 경쟁력 강화 나서

현대자동차가 최고출력 520마력짜리 신형 '트라고' 대형트럭을 11일 전격 출시했다. 국산 대형트럭이 500마력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날 현대차는 국내 상용차시장에서 더욱 강화되는 유로-5 배기가스 배출 규제에 맞춰 대기오염물질을 줄인 뉴 트라고 2종을 시장에 내놨다.

환경부가 내년 3월부터 대형트럭 신차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유로-5 기준은 유로-4에 비해 미세먼지나 질소산화물 등 대기유해물질을 최소 24%에서 최대 92%까지 줄이는 환경 규제다.

이에 따라 국산 및 수입트럭 업체들은 이 같은 규제를 만족시키는 유로-5 신차를 올 하반기와 내년 초에 걸쳐 각각 판매할 계획이다. 수입 상용차 메이커 중에선 이미 볼보트럭이 지난달 유로-5 신차를 출시했으며, 국산 업체로는 현대차가 유로-5 대응을 위해 신형 트라고 판매에 나섰다. 그 외 업체들도 유로-5 제품을 아직 판매하고 있지 않는 회사들은 내년 초까지 유로-5 신차를 출시해야 되는 입장이다.

이번에 현대차가 새롭게 판매하는 트라고는 10ℓ급 H엔진을 적용한 420마력 및 12.7ℓ급 파워텍엔진을 단 520마력 트럭 등 2가지다. 이중 현대차는 520마력 출력을 내는 고마력 모델에는 종전의 배기가스 재순환(EGR) 엔진 시스템을 대신해 요소수를 투입하는 선택적 환원촉매(SCR) 방식으로 교체를 단행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 측은 "출력을 높인 고마력의 사양에서도 대기오염물질을 줄이는데 더욱 유용한 SCR 방식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로-5보다 더욱 강화되는 단계인 유로-6를 준비 중인 유럽의 상용차 선진국에서는 SCR 트럭이 보편적으로 운행되고 있다.

현대차가 520마력 트라고를 내놓으면서 SCR 엔진 시스템으로 전격 교체한 배경에는 유로-5에선 SCR 방식이 EGR보다 더욱 효과적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상용차업계 관계자는 "한국보다 더 빨리 유로-5 규제가 적용된 유럽시장에서는 SCR트럭 비율이 훨씬 많다"며 "내년 중 수입트럭의 절대다수가 SCR 방식을 선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시장도 이젠 SCR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볼보트럭이 SCR 모델을 선보인데다 스카니아도 유로-5에서는 SCR트럭을 판매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외 수입산 메이커로는 벤츠트럭과 이베코트럭, 국산트럭은 타타대우상용차가 요소수를 첨가하는 SCR 트럭을 판매 중이다.

때문에 현대차는 520마력 트라고를 앞세워 내년 국내 대형트럭 시장에서 수입차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 유로-4 제품으로 운행 중인 수입트럭은 평균 440~480마력이 일반적인 출력 수치다.

520마력 트라고는 타타대우가 작년 하반기 내놓은 프리마 500마력 대형트럭을 앞서는 출력으로 향후 판매에도 업계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520마력과 460마력 모델 중 어떤 제품을 더 판매할지에 대한 수치는 아직은 공개하기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