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홀 명문' 레이크사이드CC…경영권 향방 안갯속으로

두 달새 대표 두 번 바뀌어
앞으로 4개월 분수령될 듯
레이크사이드CC(54홀 · 경기 용인)의 대표가 두 달 새 두 번 바뀌었다. 골퍼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 골프장에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레이크사이드CC의 향방은 어떻게 될지에 관심이 쏠려 있다.

레이크사이드CC는 8월 초까지만 해도 윤대일 대표가 실질적으로 골프장을 이끌었다. 등기부엔 석진순씨(윤대일씨 형수)와 공동대표였으나 경영권은 윤 대표가 행사해왔다. 그러다가 8월13일 이 골프장 홈페이지에 석씨가 단독 대표로 올라왔다. 그로부터 약 50일 후인 지난 5일에는 윤 대표와 석씨가 각자 대표이사로 등재됐다. 8월 이전으로 원상복구된 셈이다. 두 달이 채 안 된 기간에 대표가 두 차례나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이 골프장의 간단치 않은 주주구성에서 비롯됐다. 레이크사이드CC 지분은 창업주 고 윤익성씨의 3남인 윤대일씨가 17.5%,딸인 윤광자씨가 17.5%,며느리인 석진순씨가 17.5%를 갖고 있다. 우호적이었던 세 사람의 지분을 합하면 52.5%에 달한다. 나머지 47.5%는 우리투자증권 사모투자펀드인 마르스 2호가 갖고 있다. 따라서 지분대로라면 경영권은 윤대일-윤광자-석진순씨로 구성된 창업주 일가가 행사하게 된다.

그러나 최근 윤 대표와 석씨가 이익 배당,시설 투자,경영 등에서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석씨 측이 "윤 대표가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마르스 2호 측은 석씨를 끌어들였다. 석씨의 지분을 가져오면 마르스 2호 측 총 지분은 65.0%가 되기 때문에 이사회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 마르스 2호는 윤 대표 측 3명,마르스 측 2명으로 돼 있던 종전 이사진에서 석씨를 끌어들임으로써 윤 대표 측 2명,마르스 측 3명을 만든 후 이사회를 열어 석씨를 대표로 임명했다. 그래서 석씨가 50일 동안 이 골프장 대표로 활동했고,지금도 골프장 경영주들의 모임인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는 석씨가 대표로 돼 있다.

윤 대표 측은 이에 대해 "공동대표에서 단독대표 체제로 가는 것은 문제있는 것 아니냐"며 이의를 제기했다. 마르스 2호 측 사외이사 1명의 자격에 대해 법원에 이사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까지 내기도 했다. 윤 대표는 "지난해 주주들에게 286억원을 배당하는 등 취임 이후 회사를 위해 1200억원을 사용했다"고 주장했고 이를 마르스 2호 측이 수용하면서 다시 공동 대표로 복귀했다. 골프장 업계에서는 레이크사이드CC의 경영권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석씨가 캐스팅 보트를 마르스 2호 측에 쓴다면 경영권이 넘어갈 수 있기 때문.한 관계자는 "마르스 2호가 골프장 경영권을 확보한 후 부가가치를 높여 공기업 A에 매각하고 A는 사기업 B에 되판다는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윤 대표의 주변 인사는 "소송 중인 사안이 있기 때문에 섣불리 경영권이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르스 2호 측 관계자도 "윤 대표,석 대표,마르스 2호 3자가 골프장 경영을 잘 하기로 원만히 합의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마르스 2호 펀드의 만기가 내년 2월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4개월이 레이크사이드CC의 경영권 향방을 가름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마르스 2호는 지방행정공제회 교직원공제회 우정사업본부 등 연 · 기금이 투자한 사모펀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