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늪'에 빠진 철근업계

건설 경기가 몇 년째 꽁꽁 얼어붙으면서 자재를 공급하는 철근업계도 죽을 맛입니다. 최근에는 철스크랩 등 원자재 가격도 올라 공장을 돌릴수록 적자입니다. 원가 절감과 가격 인상으로 적자 만회에 나섰지만 수요 회복 외에는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고민이 깊습니다. 김성진 기자입니다. 현대제철 인천공장. 고철을 녹여 막대 형태의 철근을 뽑아내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국내 최대,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전기로 사업장으로 현대제철은 국내 봉형강 시장의 40%를 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공장 분위기는 침울합니다. 건설 경기 침체로 철근 수요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일감이 없다보니 공장의 절반은 놀고 있습니다. 비단 현대제철 뿐만이 아닙니다. 동국제강과 한국철강 등 국내 철근 업체 모두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2년 전 90%를 넘던 공장 가동률이 최근 60%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또 지난 3월 80만톤이던 철근 판매량도 지난달에는 51만톤으로 줄었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원가도 올라 걱정입니다. 지난 7월 톤당 360달러이던 철스크랩 가격은 400달러를 웃돌고 있습니다. 8월부터는 산업용 전기료도 5.8% 인상돼 부담이 커졌습니다. 수요 부진에 공장 가동률은 줄고 원자재 가격은 오르는 3중고로 철근업계는 공장을 돌릴수록 적자입니다. 이에 마른 수건을 다시 짜는 심정으로 원가 절감에 나서는 한편 제품 가격 인상으로 적자 만회에 나섰습니다. 현대제철은 10월부터 봉형강 시황 할인을 폐지하고 철근과 H형강 가격을 톤당 1만원과 5천원씩 인상했습니다. 동국제강 등 다른 철근업체도 수요업체와 협의해 가격 인상에 나설 계획입니다. 하지만 단기 처방에 불과합니다. 현재 국내 철근업체의 생산설비 규모는 1천만톤. 절반의 설비가 멈춘 가운데 적자 폭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철근은 저가 제품으로 수출 경쟁력이 없습니다. 결국 국내 건설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철근업체들의 시름은 깊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WOW-TV NEWS 김성진입니다. 김성진기자 kims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