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영업 전국 로드쇼] (12ㆍ끝) 안양시, "매장 제품수 3분의 1로 줄여 시선분산 막아야"

한경자영업지원단은 지난 11일 시작한 '2010 창업 · 자영업 전국 로드쇼'의 마지막 날인 26일 경기도 안양시를 찾았다. 안양시는 62만명이 거주하는 수도권 남부지역의 주요 도시 가운데 하나다. 곳곳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있어 인구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상당수 주민들이 서울로 '원정 쇼핑'을 다니는 데다 3만4500명에 달하는 소상공인이 이미 터를 잡은 만큼 '장사하기 쉬운 동네'는 아니라는 게 문소윤 안양시 시장지원팀장의 설명이다.

관양동 관양시장문화센터 1층에 마련된 상담장은 안양은 물론 수원 화성 등 인근 도시에서 찾아온 예비창업자와 자영업자들로 가득 찼다. 컨설턴트 20여명이 구역을 나눠 직접 가게를 찾아가는 방문 컨설팅도 오후 6시까지 이어졌다. ◆…안양역 지하상가에서 캐주얼 의류를 판매하는 '유니섹스'의 박현정 사장(41)은 올봄에 이어 또다시 지원단을 찾았다. 제품 디스플레이를 제대로 했는지 확인받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박 사장은 "올봄 '매장 바깥 공간을 적극 활용하라'는 조언을 따랐더니 판매 확대에 큰 도움이 됐다"며 "다른 비법도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디스플레이 전문 컨설팅업체인 초록여우의 노경희 실장은 "매장 바깥에 걸어놓은 옷에 '10대의 필수 아이템'이란 식으로 '멘트'를 달아놓으면 타깃 고객들이 '나를 위한 옷이구나'라며 한번 더 살펴보게 된다"고 조언했다. 양혜숙 한국여성창업대학원장은 "남녀 커플이나 가족 고객을 겨냥해 티셔츠 모자 신발 등을 세트로 제안하는 것도 매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상가에서 '잉글랜드'란 이름으로 신발과 구두를 판매하는 윤종섭씨(56)는 작년에 비해 매출이 30%나 떨어져 고민하고 있었다. 현장 컨설팅에 나선 윤태용 F&B창업컨설팅 소장은 "매장을 꽉 채운 제품 수를 3분의 1가량 줄여보라"는 해법을 제시했다. 너무 많은 제품이 전시된 탓에 고객의 시선이 분산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윤 소장은 "재고를 과감하게 '퇴출'시키면 고객의 눈길이 신상품에 집중하게 될 뿐 아니라 보다 편하게 매장을 둘러보고 신어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관양동 재래시장에서 노점상을 하는 조점희씨(53)의 목표는 하루 매출 15만원을 넘기는 것이다. 노점을 살펴본 이종호 외식창업문화연구소 소장은 '위생적인 노점상'으로 이미지를 개선하는 동시에 신메뉴를 개발하라고 권했다. 이 소장은 "노점상의 첫 번째 경쟁력은 맛이 아닌 위생에 있다"며 "10년 넘은 낡은 물통을 당장 바꾸고 앞치마도 매일 갈아입어 깨끗한 이미지를 심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상헌/강창동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