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칼날 '여의도 정가' 쪽으로…'청목회 로비' 33명 명단 확보

식사지구 비리 여야의원 거론…"C& 수사도 정·관계 인사 연루"
검찰의 비리수사 칼날이 '여의도 정가'를 정조준하고 있다. 청원경찰 '입법로비' 사건은 물론 기업 비자금 수사에서도 정치권 로비 의혹이 불거지면서 전 · 현직 '금배지' 줄소환 가능성이 점쳐진다.

3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태철)는 지난달 26일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 회장 최모씨(56 · 구속) 등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후원금을 받은 현직 국회의원 33명의 명단이 적힌 문건을 확보했다. 검찰은 앞서 청원경찰 친목단체인 청목회가 청원경찰법 개정 과정에서 2008~2009년 당시 회원들로부터 8억여원의 특별회비를 걷어 이 가운데 2억7000만여원을 국회의원들의 후원회 계좌로 입금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최 회장과 청목회 전 사무국장 등을 구속했다. 검찰은 나머지 5억여원도 불법행위에 쓰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용처를 캐고 있다. 청원경찰법 개정안은 청원경찰의 퇴직연령을 59세에서 60세로 높이고 보수를 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일부 국회의원들은 정치자금법 위반 외에 다른 법 위반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최윤수)가 수사 중인 경기도 고양 식사지구 도시개발사업 비리에서도 여야 전 · 현직 의원들의 실명이 거론되고 있다. 검찰은 시행사들이 사업 인 · 허가나 분양가 책정에 있어 편의를 봐달라는 명목으로 이들 의원에게 금품을 건넸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김홍일)는 C&그룹 비리 의혹과 관련,임병석 회장이 여야 전 · 현직 의원들에게 대출 등과 관련한 로비를 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검찰에서는 수사 기업의 규모가 중요하지 않다. 작은 기업이라도 정 · 관계 인사가 많이 연루된 수사가 큰 수사"라고 밝혀 C&그룹 수사가 정치권을 타깃으로 했음을 시사했다. 한편 임 회장은 오는 4일 대구지법 서부지원에서 2008년 부도 위기에 몰린 계열사 C&라인에 다른 계열사를 통해 100억원 가까이 자금 지원한 혐의(배임)에 대한 선고가 예정돼 있다. 대검 중수부도 유사 혐의를 수사하고 있어 유 · 무죄 판결에 따라 검찰 수사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