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망] "다시 IT 주식에 기대를 걸어보자"

[0730] 올해 한국 대표 주식인 삼성전자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그리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KOSPI는 2000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4월 고점 이후 지루한 조정 국면에 있다.미국의 양적완화 기대감으로 전 세계 증시는 랠리를 펼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전기전자(IT) 대형주들은 대열에 합류하지 못했다.

IT 대형주가 6개월 이상 오르지 못했지만 지금도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것이 대부분 투자자들(투자주체를 불문하고)의 입장일 것이다.그 이유를 몇 가지 들어 본보자.첫째,IT 산업의 과잉 공급 우려감이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재고증가율 또한 최근에서야 하락 반전했다.빨라야 2011년 하반기 이후에나 업황이 개선될 전망이다.둘째 2004년 하반기 이후의 장세가 투자자들 생각을 지배하기 때문이다.2004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시장 주도주는 IT에서 소위 중국 관련주(소재 산업재 등)로 바뀌게 된다.올 하반기는 2004년 하반기와 유사점이 많다.경기모멘텀의 둔화(경기선행지수나 경제성장률 등 주요 경제지표의 전년동월비 하락 등)를 이겨낸 코스피 상승,원·달러 환율 하락,비 IT 주도의 코스피 상승,중국 금리 인상 등이다.2004년 하반기 이후 3년 동안 IT주가 소외된 채로 코스피지수가 2000선까지 치달았다.증시 역사의 반복 가능성이 IT 투자자들에게 두려움이 될 것이다.

셋째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수출 중심의 IT주가 좋아 보일 수 없다.하반기 이후 외국인 순매수에도 IT 주가 배제됐다.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IT 주식이 외국인 순매수 기조에도 소외됐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양적완화로 인한 달러약세 기조가 위안화 강세,원화 강세와 연결되어 IT 주가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올 해 연말과 내년 상반기에는 IT주에 기대를 걸어보자.시장에 나타난 정황들은 IT 대형주에 우호적이진 않지만 지난해 12월에서 올 4월 기간 동안의 시나리오를 생각해 보자.현재의 증시 수급으로는 내국인보다 외국인 매수가 가세돼야 IT 주가가 오를 수 있다.외국인 매수를 유발하기 위해선 환율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지난해 12월에서 올 4월까지 달러강세,원·달러 환율의 매우 느린 하락이 나타났다.달러 강세의 주된 이유는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가 아닌 미국 경기회복 기대였다.미국 소비회복에 따른 기대가 커졌고(소매 판매의 빠른 증가세),실업률도 9%대로 진입해 고용 회복에 대한 기대도 생겼다.ISM지수도 빠른 속도로 개선됐다.4월 정점까지 경기회복 기대가 빠르게 커지는 시기였다.

최근 미국 ISM 제조업지수 그리고 신규 주문 지수의 반등은 IT 주가에 긍정적인 의미를 갖는다.미국 소매 판매는 연 평균 6%로 증가하고 있다.이런 속도라면 올 연말에 리먼사태 이전 소비수준이 나타나게 되고 소비회복 기대가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 미국 소비회복 기대는 한국 IT 수요 회복으로 연결될 수 있다.외국인 순매수가 유발될 수 있다.

역사적으로 IT 주가의 상승은 전망이 부정적인 시기부터 시작된다.최근 컨센서스 이익 전망이 빠르게 하향 조정되고 있다.IT 주가에는 오히려 좋은 신호다.내년 상반기 MSCI 선진지수 편입 이벤트 또한 그 기대만으로도 외국인 매수를 자극할 수 있다.지난해 12월에서 올 4월까지의 증시 상황이 올 연말과 내년 상반기에 재현될 것으로 믿는다.IT 대형주를 매수해 보자.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