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In&Out] IB맨, 연말 성과급 놓고 '부글부글'

연말이 다가오면서 증권업계에 성과급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올해부터 기업금융(IB)과 트레이딩본부 임직원들에 대해 성과급을 몇해에 걸쳐 나눠 지급해야 하는데,그 기준이 회사마다 달라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10대 증권사들은 IB 및 트레이딩본부에 대한 성과급 보상체계를 새로 마련하고 있다. 올해는 10대 증권사에 우선 적용하고 내년부턴 전체 증권사로 확대 적용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감독원이 금융안정위원회(FSB) 권고를 받아들여 국내 증권사들도 합리적인 보상체계를 마련하도록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새 보상체계의 핵심은 성과급을 한꺼번에 주지 않고 몇해(통상 3년)에 걸쳐 이연 지급하라는 것이다. IB 및 트레이딩본부 임직원이 장기적으로 회사에 손실을 끼치는 데도 단기 실적이 좋다는 이유로 과도한 성과급을 지급하는 모순을 예방하자는 취지다. 금감원은 리스크와 연동해 성과급 지급체계를 구축하라고 지시했지만 성과급 산정을 앞두고 'IB맨'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선 적용 부서가 천차만별이다. 신한금융투자는 기업공개(IPO),유상증자 주관 등 수수료 기반 IB업무는 회사 자금을 쓰지 않아 리스크가 없다고 보고 성과급 이연지급 대상 직군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IB부문 전체에 적용하고 있다.

지급기준도 제각각이다.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은 성과급으로 1억원 이상 받는 임직원이 이연지급 대상이지만 신한금융투자는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3000만원 이상 성과급을 받는 직원에 대해서도 2년에 걸쳐 분할 지급키로 했다.

또 상장 증권사는 성과급의 50%를 주식으로,비상장 증권사는 전액 현금으로 달리 지급한다. A증권 IPO부문 관계자는 "IPO는 회사에 미치는 리스크가 없어 성과급 이연 대상이 아닌데도 IB부문에 포함시켜 성과급을 나눠주겠다고 한다"며 "성과급이 큰 것도 아닌데 3년에 걸쳐 쪼개 준다니 일할 의욕이 떨어진다"고 불평했다.

B증권 인사 담당자는 "성과급 이연지급은 수십억원 이상씩 받아가는 초고액 연봉자들이 많은 글로벌 IB에 국한된 얘기"라며 "국내 증권사들은 성과급 규모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C증권 관계자도 "성과급 이연제도가 과도한 스카우트 경쟁을 막는 효과가 있지만 그 범위가 광범위해 직원들 불만이 커지고 있다"면서 "각 증권사들이 내년 금감원 감사에서 지적받지 않기 위해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귀띔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