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러 최대 車 업체 인수

아브토바즈에 10% 지분 출자…러시아 점유율 확대 나서

일본의 닛산자동차가 러시아 최대 자동차업체인 아브토바즈에 10% 안팎의 지분 출자를 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일본 자동차회사가 러시아 자동차업체에 투자하기는 처음이다.

아브토바즈는 세계 경제위기 여파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2008년 말 프랑스의 르노에 지분 25%를 매각했다. 때문에 이번에 닛산이 아브토바즈에 10%의 지분을 출자하면 르노닛산그룹이 3분의 1 이상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로서 사실상 경영권을 갖게 된다.

르노닛산과 아브토바즈는 2012년부터 러시아에서 소형차를 공동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아브토바즈의 러시아 자동차 시장 점유율을 40%로 높일 방침이다. 아브토바즈의 시장 점유율은 현재 30%에 약간 못 미친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승용차 판매 대수 기준으로 지난해 146만대에 머물렀지만 정부의 지원책에 힘입어 올 1~10월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151만대로 늘어났다. 2015년에는 승용차 판매가 35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 증시에 상장돼 있는 아브토바즈의 시가총액은 17억달러(1조9000억원)에 달한다. 닛산이 10%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1억7000만달러를 출자해야 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아브토바즈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사장에게 추가 출자를 요청하고 있다. 때문에 르노닛산의 지분율이 50%까지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한편 닛산자동차는 다음 달부터 일본과 미국에서 양산형 전기자동차 '리프'를 본격 시판한다.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도 내달부터 전기자동차 판매에 나설 예정이어서 미국 시장에서 본격적인 전기차 판매 경쟁이 불붙게 됐다. 3만2780달러(3700만원)의 리프 5인승 해치백의 경우 8시간 충전으로 160㎞를 주행할 수 있고，30분 만에 80%가 충전되는 고속 충전도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그동안 리프의 북미 시장 판매가 내년 이후로 늦어질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지만 닛산 측은 이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닛산은 일본과 미국에서 리프 주문을 2만대 받았다고 밝혔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