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코스트코 신라면 전쟁] 사흘새 서너번씩 릴레이 인하…박스당 3800원 내려

이마트와 코스트코 간 가격인하 경쟁이 불붙었다. 이마트가 지난 26일 경기도 용인에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구성점'을 열자 같은 업태인 코스트코 양재점이 즉각 구성점보다 비싼 품목들의 가격을 내리면서,두 점포가 치열한 '최저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점포는 인기 품목인 농심 신라면 판매가격을 사흘 새 서너 번씩이나 낮췄다. ◆신라면 '최저가 전쟁'

이마트 트레이더스 구성점과 코스트코 양재점이 신라면을 놓고 판매가격 인하경쟁을 벌이는 것은 이 제품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데다 똑같이 30개들이 포장상품만 판매해 가격을 곧바로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오후 신라면 한 상자(30개짜리) 가격은 코스트코에선 1만2690원으로 이틀 만에 3800원 내려 품절사태를 빚었고,이마트 구성점에서는 1만2490원으로 3500원 떨어졌다. 개당 가격은 416~423원 수준이다. 편의점에선 개당 730원(30개 2만1900원)에 팔리고 있다.

프랑스 생수인 에비앙의 가격 인하전도 치열하다. 코스트코 양재점은 에비앙 500㎖ 24개들이 가격을 26일 1만9900원에서 27일 1만7700원,28일엔 1만7590원 등으로 낮췄다. 이마트 구성점이 같은 품목을 26일 1만9790원에서 27일 1만7690원으로 내렸고,28일 1만7490원으로 100원 더 싸게 가격을 매겼다. 오뚜기 진라면도 코스트코에서 30개들이 가격을 1만3290원(개당 443원)에서 1만1790원(393원)으로 낮추자 구성점은 20개들이 가격을 8990원(개당 450원)에서 7850원(392원)으로 개당 1원 더 싸게 내렸다.

창고형 할인점으로는 후발주자인 이마트 구성점은 개점 초기에 자영업자 고객 확보 차원에서 '전국 최저가'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맞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트레이더스는 자영업자들에게 국내에서 가장 싼 가격에 물품을 공급할 방침"이라며 "경쟁점포에서 용량이 같거나 직접 비교 가능한 품목들을 인하하면 이보다 더 싸게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에 민감한 자영업자 확보전

코스트코는 그동안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신라면 등을 놓고 벌인 가격경쟁에선 한발 비켜 서 있었다. 국내 유일의 창고형 할인점으로 대용량 상품을 판매하는 업태 특성상 단위가격 측면에서는 이렇다 할 경쟁 상대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트가 코스트코와 비슷한 매장 구조를 갖추고 대용량 상품을 파는 트레이더스 구성점을 개점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소비자들이 코스트코와 직접적으로 상품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매장이 생긴 것이다. 이마트 구성점의 주요 타깃은 용인과 분당 및 수원 영통지구의 자영업자들로 코스트코의 최대 점포인 양재점의 고객층과 겹친다.

회원제인 코스트코는 자영업자들의 회원수 비중은 20~30%이지만 매출 비중은 50~60%에 이른다는 게 업계의 추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트코가 즉각 가격 대응에 나선 것은 연회비(비즈니스회원 3만원,일반회원 3만5000원) 부담도 없는 구성점이 상품가격마저 더 싸다면 가격에 민감한 자영업자 고객들이 이탈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두 점포에서 겹치지 않는 제품인 세제와 화장지 기저귀 섬유유연제 등은 이번 가격인하 전쟁에서도 조용한 편이었다.

송태형/강유현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