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도발] 조지워싱턴서 전투기 80대 1분 간격 출격…가상 목표물 실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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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미 연합훈련 이틀째
항공 강습ㆍ해상공방전 등 고강도 정밀 전술훈련 중점
세종대왕함, 美 항모와 첫 호흡
29일 오전 6시 미국 7함대 소속 핵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에 탑재된 함재기 호닛(FA-18)과 슈퍼호닛(FA-18 E/F) 전투기가 굉음과 함께 불꽃을 뿜으며 출격했다. 가상의 북한군 함정과 전투기가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남하한다는 정보를 우리 해군 구축함인 세종대왕함(9700t급)에 탑재된 최첨단 위상배열레이더 SPY-1D(V)가 포착,조지워싱턴호와 이지스 구축함인 피츠제럴드함(DDG-62)에 연계된 데이터 링크를 통해 알려온 것이다.
전파가 전달된 지 2.5초 뒤 F-18 전투기 호닛이 순식간에 시속 220㎞까지 속도를 끌어올리며 축구장 3배 크기의 조지워싱턴호 갑판 위를 날아올라 북쪽 상공으로 출격했다. 앞서 미군 감시정찰기 '조인트 스타스(J-STARS)'는 북한 함정들이 황해남도 옹진군 8전대의 사곶기지에서,미그기들이 황해북도 황주비행장에서 각각 출격한 사실과 북한 해안포 포문 개방,방사포 이동 배치 현황을 파악해 훈련에 참가한 한 · 미 양국군에 전파했다. 출격한 전투기와 작전에 참가한 함정들은 레이더에 포착된 가상의 적을 향해 미사일과 함포를 발사해 모두 격침시켰다.
역대 최대 규모의 서해연합훈련(11월28일~12월1일) 이틀째인 29일 한 · 미 양국군은 이 같은 실전 시나리오에 따라 대공방어훈련,공중 침투 및 대응훈련,항공모함 강습훈련,해상자유공방전 등 고강도 전술시행훈련을 펼쳤다.
웬만한 국가의 해군력과 맞먹는 핵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와 항모 전단이 훈련에 투입됐고 우리나라 해군은 최첨단 한국형 구축함인 세종대왕함,4500t급 한국형 구축함(KDX-Ⅱ)인 문무대왕함,충무공이순신함 등을 출동시켰다. 공군에서도 7~8대의 KF-16 전투기가 훈련에 참가했다. 주일미군에 배치된 최첨단 전폭기 F-22(랩터)도 이번 훈련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철 합참 해상작전과장(해군 대령)은 "한 · 미 연합전력이 항공모함 함재기의 요격통제훈련과 함께 연합대공방어와 수상전 수행능력 향상을 위한 고난도의 정밀 전술훈련을 중점적으로 연습했다"고 말했다.
첫날 서해 변산반도 인근 어청도와 격렬비열도 인근 해상에서 훈련을 실시한 한 · 미 해상전력은 이날 서해 충남 앞바다까지 북상해 해상 훈련을 실시했다.
해상과 공중에는 미국의 미사일 순양함 카우펜스함(9600t급)과 9750t급 이지스 구축함인 라센함,스테담함,피츠제럴드함을 비롯한 F-16C 전투기와 '탱크킬러' A-10C 4대가 출동했다. 우리 군의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은 사거리 10㎞의 단거리 함대공유도탄(RAM) 등을 발사해 가상 적기를 격추시켰다. 세종대왕함이 직접 함재기 출격을 요청해 요격을 통제하고 전술을 집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훈련의 하이라이트인 공중침투 및 대응훈련에서는 조기경보기(호크아이 2000)가 공중 통제하는 가운데 미군 F-16C,공군 F-15K 전투기가 방어에 나선 가상 적기를 제압하고 적지의 주요 지상표적을 실무장으로 폭격하는 항공강습작전이 함께 실시됐다.
조지워싱턴호에 탑재된 전폭기들은 이날 하루 수십 차례씩 항공모함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하달된 명령을 수행했다. 80여대의 전투기가 1분 단위로 출격하는 장면은 압권 그 자체였다. 한번 출격하면 3분 만에 인천,5분이면 서해북방한계선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합참 관계자는 설명했다. 군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경계태세를 유지하면서 지금 서해상은 24시간 물샐틈없는 전시대비체제가 구축돼 있다"고 밝혔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