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도 비즈니스 마인드 가져야"

두달간 남미·아프리카…동남아 출장 김은석 에너지대사
김은석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대사(사진)는 연말 각종 모임 참석을 포기했다. 연초까지 계속되는 빡빡한 해외 출장 스케줄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21일 미국 휴스턴을 시작으로 내년 1월까지 두 달여간 남미,아프리카,동남아시아 등 세계 곳곳을 누빈다. 김 대사가 밝힌 출장 목적은 "비즈니스 기회를 찾기 위한 것"이다.

"사업가도 아닌데 무슨 비즈니스냐"고 묻자 그는 "외교부의 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세계 각국의 자원 개발과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해 이를 국내 기업에 연결시켜 주는 게 내 역할"이라고 대답했다. 첫 도착지인 휴스턴은 미국 최대 에너지 도시.그는 "한국은 세계 2위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국이고,가스공사는 세계 최대 수입회사"라며 "미국의 투명성을 고려할 경우 후진국보다 가스개발 비용이 매우 싸다"고 설명했다. 김 대사는 휴스턴에서 곧바로 남미로 이동,콜롬비아 칠레 베네수엘라의 정부 관계자들을 만났다.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남동발전 동서발전 수출입은행 광물자원공사 등 19명의 기업 관계자들과 동행했다.

김 대사는 8~14일 아프리카 알제리와 나이지리아에서 자원외교 상황을 점검하고 곧이어 19~25일 메콩 강 유역의 베트남과 라오스, 미얀마를 방문한 뒤 내년 1월엔 또다시 아프리카 3개국을 찾는다. 카메룬에서는 철도사업에 대한 국내 기업의 지분 참여,에티오피아에선 광물자원 개발,우간다에선 봉제의류 사업이 그가 구상하는 비즈니스 포인트다.

김 대사는 그동안 아프리카 19개국을 다녔을 정도로 외교부 내 '아프리카통'으로 꼽힌다. 그런 인연으로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때 한국을 방문한 우간다의 길버트 부케냐 부통령과 만찬을 함께했다. 당시 부케냐 부통령은 "우리가 티셔츠를 생산하면 미국에 무관세로 쿼터 제한 없이 수출할 수 있는데 기술이 부족하다"고 했고,김 대사는 이튿날 코오롱에 봉제의류 사업을 제안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김 대사는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해외에서 먹을거리를 더 많이 찾아야 한다. 기업의 비즈니스 마인드를 외교관들이 적극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