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선 안착…환율, 은행세 우려에 급등

코스피지수가 단기급등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2000선에 안착했다.

펀드환매 압력을 대변하는 투신에서 3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매물이 나왔지만, 외국인과 개인이 동반 순매수로 대응하며 지수를 2010선 후반에 올려놨다. 1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43포인트(0.42%) 오른 2017.48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가 이날 최고가였다. 오름세로 출발한 이날 지수는 투신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매도세에 보합권에 머물렀지만, 장 후반 외국인과 개인의 '사자' 확대로 상승폭을 키웠다.

외국인이 사흘째 순매수에 나서며 3429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개인도 1813억원의 매수 우위였다. 기관은 투신 3341억원 등 3842억원을 순매도했다.

전기전자 종이목재 의료정밀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증권과 화학이 2% 넘게 급등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혼조양상이었다. 현대차 중공업 LG화학 등이 오름세인 반면, 삼성전자 포스코 KB금융 등은 하락했다. 지수의 상승세에 증권주들이 화답했다. 골든브릿지증권 SK증권 삼성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이 4~6%대의 강세였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로 화학주들도 올랐다. 케이피케미칼 금호석유 대한유화 호남석유 등이 3~11%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조선주는 업황회복 기대감에 이틀째 상승했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이 52주 최고가를 경신했고, 현대미포조선 STX조선해양 한진중공업 등도 강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는 닷새만에 소폭 하락하며 숨고르기를 했다. 코스닥지수는 0.05% 내린 514.69로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강보합세로 출발했지만, 기관 매도에 맞서던 외국인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지 않으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개인은 158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170억원이 넘는 순매수로 장을 마쳤다. 그러나 기관은 296억원어치 주식을 팔며 올 들어 최장기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기관은 지난달 22일부터 이날까지 18거래일 연속 순매도였다.

삼성전자의 메디슨 인수로 인피니트헬스케어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중국의 희토류 수출 관세 인상 소식에 희토류 관련주인 3노드디지탈이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은행세 부과에 대한 우려로 급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4원(1.26%) 오른 1154.8원에 거래를 마쳤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은행세 부과가 밖에서 들어오는 달러자금 공급을 줄일 수는 있지만 최근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성장하고 있고, 투자심리도 좋아져 증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를 넘어서면 환차익을 노리는 외국인투자자의 유인요인이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