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지정학적 리스크는 '개미 리스크(?)'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또다시 불거지자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어김없이 '팔자'에 나섰다. 반면 '큰손'이라 할 수 있는 외국인 및 기관 투자자들은 오히려 '사자'에 나서 대조를 나타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개인들이 뉴스에 '일희일비'하고 있어 지수의 변동폭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보다 0.30% 내린 2020.28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2000선이 무너지며 1996.44까지 빠지기도 했으나 점차 낙폭을 만회해 2020선까지 회복했다.이날 장중 하락세의 주체는 개인이었다. 개인은 이날 3002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엿새째 순매수에 나서며 1694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고, 기관은 1126억원 어치를 샀다.

대북 리스크가 불거졌을때 개인의 매도 러시는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에도 나타났다.

지난 3월 26일 천안함 사태가 터진 직후인 29일 개인은 2107억원어치의 주식을 던졌다. 반면 외국인은 3277억원을 순매수했다.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에도 동일한 패턴이 반복됐다. 이 때는 개인의 매도 강도가 더 강해졌다. 포격 다음날인 24일 개장 초 개인은 30여분 만에 3800억원어치를 매도하는 등 총 5700억원 가량의 주식을 팔았다. 이날 외국인이 493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도 4136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센터장은 이에 대해 "개인은 데이 트레이더 등 단기적인 투자를 하는 세력이 많아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 매매 비중이 높다는 것은 결국 시장 외적인 악재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조용준 신영증권 센터장은 "오늘 코스닥지수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큰 것도 개인들이 경제외적인 변수(대북리스크)로부터 받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기업과 주주가치의 훼손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한 뒤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