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도 브랜드 시대… 山에 브랜드를 입힌다

[한경속보]‘오대산 전나무 숲‘,’월악산 산양’ 등 국내 19개 국립공원이 저마다 특징을 내세운 브랜드를 내놓는다.탐방로 중 ‘둘레길‘을 브랜드화한 것 처럼 그동안 비슷한 이미지였던 국립공원들이 차별점을 극대화해 마케팅을 시작한다.

28일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현재 제주도를 제외한 19개 국립공원의 특징을 선별했으며 조만간 이를 확정한 뒤 이에 맞는 탐방프로그램과 관광상품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공원별 특징은 지난 7월부터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운영하는 전국 26개 사무소에서 실시한 지역주민 설문조사 결과와 공단 직원들의 의견을 토대로 선정했다.

브랜드는 경관 및 생태,인물,동물,역사문화 등 4개 부문으로 나뉜다.경관과 생태를 주제로 한 브랜드는 △설악산 울산바위 △내장산 단풍 △덕유산 구천동 계곡 △오대산 전나무 숲 △주왕산 주산지 △태안 해안사구 △다도해 홍도·백도 △소백산 철쭉군락 △월출산 구름다리 △변산 채석강 등 10개 공원이다.역사문화를 담은 브랜드는 △경주 신라문화 △계룡산 남매탑 △속리산 법주사 △가야산 팔만대장경 △치악산 꿩 설화 △북한산 북한산성 6개다.동물을 강조한 브랜드는 △지리산 반달가슴곰 △월악산 산양이며 인물은 △한려해상 이순신 장군이다.정연만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브랜드가 확정되면 캐릭터와 특산품 등도 적극 개발할 것”이라며 “세부계획을 수립한 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환경부와 공단은 공원별 탐방 프로그램도 특성화할 계획이다.정성조 자연보전국 자연자원과 사무관은 “경주 국립공원의 ‘신라를 내 품에 축제’와 같이 공원을 대표할 수 있는 1공원 1대표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라며 “계룡산 남매탑은 굿 장소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무속인들이 한 데 모이는 굿 축제를 열면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하고 지역 경제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또 홍도·백도는 우리나라를 오가는 철새의 80%가 거쳐가는 곳이기 때문에 중장기 체류 가능한 시설을 만들고 초등학생부터 전문가까지 단계별 탐방프로그램 마련해 관광객을 유치할 방침이다.국립공원 브랜드화는 둘레길처럼 공원 생태계 보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정연만 국장은 “현재의 등산문화는 정상정복 중심”이라며 “둘레길처럼 공원 브랜드와 탐방프로그램 등으로 탐방객을 분산시키면 공원 내 생태계를 보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또 “향후 10~20년 뒤에 지금의 젊은이들이 나이가 들면 산을 찾는 인구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라며 “이들이 지속적으로 공원을 찾을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