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사재기로 유통가격 치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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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새 t당 5만~6만원 올라철근 유통가격이 급등했다. 원료인 철스크랩(고철) 가격이 오르자 제강사들이 이번 주 출하가를 t당 5만원 인상한 데다 추가 상승을 예상한 유통상들이 사재기에 나서 유통물량까지 크게 줄어든 탓이다.
철강유통업계에 따르면 철근(고장력,10㎜) 유통가격은 28일 t당 79만~80만원 선에 형성됐다. 지난달 말 73만~74만원 선까지 떨어졌던 유통가격은 이달 중순까지 제자리를 지켰지만 지난 20일께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현대제철 등 제강사들이 고철값 급등을 이유로 출하가를 t당 5만원씩 높일 것이란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철강 환영철강은 25일부터,현대제철은 27일부터 출하가를 t당 76만원에서 81만원으로 인상했으며,동국제강은 29일부터 값을 올리기로 했다. 올 들어 제강사가 출하가를 높여도 수요 위축으로 인해 시장가격에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출하가 인상분이 유통가격에 그대로 반영됐다. 철근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철값이 계속 오르자 철근 출하가 상승을 점친 유통업체들 사이에서 가수요가 발생해 시중 유통물량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가수요로 인해 7대 제강사 철근 재고는 지난달의 절반인 11만t 수준으로 감소한 상황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년 초 철근 출하가가 t당 2만~3만원 추가 인상된다는 소문이 많다"며 "최근 철근의 원료인 고철값이 세계적으로 급등한 상태여서 국내 철근값도 더 오를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제강사들의 고철 매입가는 현재 생철 기준 t당 50만원 선으로 지난달 말에 비해 4만~5만원 올랐다. 동아시아 지역의 고철 수입 가격도 한 달 만에 t당 50달러가량 상승해 450달러 선을 기록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