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업, 실적호조에도 고용 늘지 않는 이유

[0730]올 3분기 IT(정보기술) 분야를 비롯해 많은 미국 기업들이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 달성에 성공했다.이에 따라 미국 증시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그러나 여전히 실업률은 10%에 육박한다.지난달 실업률은 9.8%에 달해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AP통신은 미국 기업들의 실적 호전에도 고용이 늘지 않는 이유는 ‘해외 현지고용’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28일 분석했다.많은 미국 기업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해 현지에서 고용을 늘려 이런 현상이 벌어진다는 것이다.미국 최대 건설장비 제조업체인 캐터필러는 올해 1만5000개의 일자리를 늘렸다.이 중 절반 이상이 미국이 아닌 해외에서 채용한 것이다.세계적인 화학업체 듀폰의 경우 2005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미국 내 고용이 9%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중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고용은 54% 증가했다.세계적인 물류업체 UPS도 해외 채용을 빠른 속도로 확대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EPI)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올해 미국에서 100만개 이하의 일자리를 창출한 데 비해 해외에서 140만명을 신규 채용했다.

로버트 스콧 EPI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올해 해외에서 창출된 일자리 140만개가 미국으로 왔다면 실업률은 8.9%까지 하락했을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미국 기업들에게 좋은 것과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고 말했다.그러나 미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신흥 국가를 중심으로 구매력 있는 중산층이 크게 성장하면서 해외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AP통신은 “2015년에 아시아 지역의 중산층 소비자 수가 유럽과 북미를 합친 수와 같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은행 동아태지역 담당 수석연구원을 지낸 호미 하라스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앞으로 10년간 모든 성장은 아시아에서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